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2명의 광부가 10일 만에 무사히 생환했다는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이들이 221시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고 전해져 눈길을 끈다.
5일 구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쯤, 고립됐던 작업반장 박모 씨(62)와 보조 작업자 박모 씨(56)가 갱도 밖으로 걸어서 나왔다.
119 소방당국은 두 광부를 안동병원으로 이송했다.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케이블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제2 수직갱도 구조 경로를 통해 걸어서 지상으로 이동했다. 당국이 갱도 내 막혀 있던 최종 진입로를 확보함에 따라 구조됐다. 구조 지점은 두 광부가 사고 당시 작업을 했던 곳 인근이다.
경북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고립자들이 '커피 믹스'를 밥 대신 먹으며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커피 믹스가 떨어졌을 때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시면서 버텼다고 했다. 저희하고 대화를 나누실 만큼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고 전했다.
이어 "(갱도) 안에 계실 때 발파하는 소리도 다 들렸다고 하셨다"며 "이런 작업 소리가 나면 희망을 품고, 또 안 들리면 실망하기도 했지만 두 분이 의지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구조 당국은 두 사람이 폐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 중이다.
구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작업반장 박 씨의 아들 박근형(42) 씨는 "아버지가 너무도 건강하게, 두 발로 걸어서 갱도 밖으로 나왔다"며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조 작업자 박 씨의 조카(32)도 "오늘 밤에 너무 기적적으로 구출될 줄은 몰랐다. 삼촌이 너무 보고 싶다. 건강 상태가 괜찮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작업반장 박 씨 등 2명이 제1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 고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