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싸늘한 골목에 남겨진 상인과 경찰 사이에 안타까운 장면이 전해졌다.
지난 1일 MBC 'PD수첩'은 이태원 참사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참사 현장이 된 골목에서 오랜 시간 장사를 하던 상인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면이 조명됐다. 이 상인은 가게에서 음식상을 차려 나와 향을 피워놓고 그 앞에서 절을 했다. 그는 참사 당일 가게 문을 열어 여러 부상자를 구했지만, 더 많은 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무릎을 꿇은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골목을 봉쇄하고 있던 경찰이 상인을 제지했다. 그러자 상인은 "이러시면 안 된다. 이거는 봐줘야 한다"라며 "여기는 현장이다. 현장이니까 애들에게 밥 한 끼 먹여야 할 것 아니냐"라고 울부짖었다. 경찰 여러 명이 그가 차려놓은 음식상을 치우려고 하자 "손도 대지 마라"라고 호통치기도 했다.
실랑이 끝에 결국은 상인도, 경찰도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은 자리에 주저앉아 몸을 비틀며 울부짖는 상인의 등을 쓸어내리며 위로하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1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56명, 부상 157명 등 총 313명이다. 사망자 중 내국인은 130명, 외국인은 26명이며, 입원자는 36명, 귀가자는 121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