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타고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하던 30대 중국인이 네덜란드에서 동물 학대 혐의로 체포돼 여행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중국인 쉬모(32) 씨는 최근 네덜란드 여행 중 주민들이 쉬가 말을 학대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쉬 씨는 차량이나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이 아닌 동물인 말을 이용해 서유럽에서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네덜란드 경찰은 수의사에게 말의 건강을 체크한 결과, 쉬 씨가 말을 구입할 때 이미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말은 수의사에게 보내고, 쉬 씨를 구금했다.
쉬 씨는 현지 경찰과 수의사가 후속 검토를 마칠 때까지 3주간 구금돼 있어야 한다.
쉬 씨는 현재 이런 상황에 체념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대륙 간 여행을 중단할 뜻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SCMP는 소개했다.
앞서 SCMP는 쉬 씨가 지난 2월 20일 스페인에서 목적지인 중국 중부 허저시까지 후이후이(Huihui)라고 명명된 수컷 백마를 타고 하루 30㎞를 이동하고 있으며, 6개월이 지난 지난달 말 출발지로부터 2500여㎞ 떨어진 네덜란드까지 도착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는 당시 SCMP와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혼자 여행했더라면 하루 30㎞를 이동하는 데 6시간이 걸리지만, 말이 이동하는 도중 계속해서 풀을 뜯어 먹기에 10~12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 "말이 매일같이 다른 말과 함께 도망치려 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쉬 씨는 네덜란드에서 독일, 오스트리아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자기 고향 허저시까지 가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경찰에 의해 구금되면서 여행 중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쉬 씨의 소셜미디어(SNS)가 이번 사건으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말도 지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게 낫다"며 쉬 씨를 행동을 힐난하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말을 타는 것이 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인가. 올림픽에서 승마 경기는 어떤가"라며 쉬 씨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