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글자라더니?…알고 보니 '유성펜'으로 쓰인 글자였다

2022-09-10 15:07

기원전에 남겨진 고대 문자로 추정된 일본 유적
조사 결과 '유성펜' 성분과 일치

일본 나라현립 카시하라 고고학연구소 제공
일본 나라현립 카시하라 고고학연구소 제공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라고 발표된 글자에서 현대에 사용되는 유성펜 성분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020년 후쿠오카시 매장문화재과 연구원 쿠스미 다케오 씨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학회에 발표한 시마네현 마츠에시 다와야미 유적 출토품 글자 성분이 현재 판매 중인 유성펜의 성분과 일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글씨는 1997~2000년 이뤄진 발굴 조사에서 출토된 석제품에 쓰여있던 것이다. 출토된 석판은 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쯤인 야오이 시대 중기의 벼루로 추정됐다.

이후 쿠스미 씨는 석제품 조사 도중 먹을 갈아 으깬 흔적을 확인하고 벼루라고 추측했다. 또한 뒷면 중앙 부근에 두 개의 거무스름한 선 같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 쿠스미 씨는 기원 전후 경의 예서체로 보이며 '子(자')와 '戊(무)'를 쓴 것으로 학회에 발표했다.

하지만 나라현립 카시하라 고고학연구소 측은 성분 조사 결과 해당 글자는 '유성펜의 오염'이었다고 밝혀냈다. 마츠에시 매장문화재조사과는 "유물 정리 작업 중 정보를 적은 종이가 젖어 돌에 잉크가 묻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쿠스미 씨도 "과학적인 분석 결과이므로 반론할 수 없다"라고 수긍했다.

home 이설희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