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네 집은 응급실이 아니에요." "의사도 자영업자나 직장인입니다."
집 근처에 소아과 의사 남편을 뒀다는 이유로 이웃 주민의 무례한 요구에 상습적으로 시달린 주부가 결국 이삿짐을 싸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4세 딸을 키우고 있다는 여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A씨 남편은 동네에서 작은 소아과를 운영하고 있다. A씨는 이곳으로 이사온 후 주위 사람들에게 남편이 의사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남편의 당부가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의 병원에 다녀간 주민이 생기면서 동네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부터 문제가 이어졌다.
A씨는 "제 카카오톡과 전화로 '애한테 어떤 영양제를 먹여야 하냐', '애가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많은 연락을 받았다"며 하소연 보따리를 풀었다.
심지어 한 주민은 아파트 단지 단톡방에 'A씨 남편이 소아과 의사이니 아파트 어린이 주치의 해주시는 게 어떠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A씨 남편의 직업이 동네에 다 퍼졌다.
결국 A씨 남편은 아이들이 아플 때의 대응 방법, 증상에 따라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 지 등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만들어 공유했다. 이어 아파트 단톡방에 "퇴근 후 진료를 보지 않으니 개인적 연락은 삼가달라"고 요청한 뒤 대화방도 나갔다.
그러자 아파트 내 소식을 듣고자 대화방에 남아있던 A씨에게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A씨는 "모른다"로 일관했으나 일부 주민은 한밤중에 인터폰으로 접근하거나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남편 차에 있는 연락처를 봤는지 남편 핸드폰으로도 연락이 왔다.
A씨는 "저도 주민들 연락을 잘 안 받고 밤에는 인터폰을 꺼놓고 자기 시작했다"면서 "그랬더니 주변 사람 중 유별난 사람들이 눈총을 주기 시작했다. 누군가 험담하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주민 등쌀에 못 이긴 A씨는 동네를 뜨기로 결정했다.

그는 "남편이 병원에서 가운 입고 있을 때나 의사지, 퇴근하고 집에서 밥 먹고 쉬고 잘 때도 의사는 아니지 않나. 우리 집이 응급실도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마치 의사는 봉사직인 것처럼 자다 말고 나가서 아픈 애 봐줘야 하냐. 응급이면 응급실에 가야 한다. 5분이면 오는 응급차를 타야 한다. 단지 내에서 우리 집까지 뛰어오면 5분은 더 걸린다. 그 시간에 큰 병원 응급실에 가라"고 꼬집었다.
A씨는 이사할 날만을 기다린다며 "의사들도 사람이고 자영업자 혹은 직장인이다. 주변의 의사를 너무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