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상륙]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주민들에게 긴급대피 권고

2022-09-05 09:36

차바 때 '악몽' 같은 피해
“오후 6시 전까지 대피를”

2016년 태풍 차바가 마린시티 아파트를 덮치고 있다. / 경향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2016년 태풍 차바가 마린시티 아파트를 덮치고 있다. / 경향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태풍 힌남노로 인해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아파트가 초비상 상태에 놓였다. 부산 최고 부촌인 해당 아파트는 2016년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쑥대밭이 됐던 곳이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마린시티 주민에게 5일 오후 6시까지 인근 학교로 대피해달라고 권고했다.

차바가 할퀴고 간 마린시티의 모습은 참혹했다. 80층 아파트를 비롯해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해 '해운대의 맨해튼'으로 불리지만 자연재해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도로 한복판에 지름 1m가량의 구멍이 나는가 하면 가로 2m 담장이 부서지기도 했다. 가로수 가 완전히 꺾여 널브러졌고 아파트 앞 도로에 보도블럭 수백장이 나뒹굴었으며 가로등이 이리저리 휘었다.

왜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까. 바닷가 옆에 지은 까닭에 순간 풍속 20m/s가 넘는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몰아치자 해안가에 설치된 높이 3.6m 방파제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파도가 순식간에 방파제를 넘어 50m가량 떨어진 상가 일대를 덮쳤다. 마린시티 안에 있는 도로가 성인 종아리 높이 정도까지 잠겼을 정도다.

주민과 상가들은 힌남노가 차바보다 훨씬 강력한 역대급 태풍이란 점에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말에 상인들은 장사까지 포기하고 가게 앞 인도와 테라스, 주차장 등 곳곳에 모래주머니로 방파제 역할을 하는 둑을 만들었다. 차바 때 입은 침수 피해를 다신 겪지 않기 위해서다. 상인들은 상점 선반 위의 무거운 비품들도 바닥에 내려놨다. 한 카페는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 문구를 붙였다.

해운대구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함에 따라 월파가 우려되는 마린시티, 청사포, 미포, 구덕포의 주민과 상가 업주들에게 5일 오후 6시부터 시행하는 대피 권고를 내렸다고 4일 밝혔다.

해운대구는 마린시티는 해강중학교, 청사포와 미포는 동백초등학교, 구덕포는 송정초등학교 등 가까운 곳에 있는 초등학교를 대피장소로 지정했다.

2016년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쑥대밭이 됐던 부산 마린시티 아파트 / 영상=경향신문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