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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은 또 다른 이상한 변호사가 나타났다. 우영우와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드라마 ‘빅마우스’다.
‘빅마우스’는 승률이 10%에 불과한 삼류변호사 박창호가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라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세상에서 박창호가 진짜 ‘빅마우스’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빅마우스’는 2화 기준 전국 시청률 6.1%를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함께 변호사 드라마의 또 다른 한 획을 긋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여기서 궁금한 것이 생긴다. 왜 요즘 변호사 드라마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걸까? 최근 방영한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 ‘비밀의 집’, ‘왜 오수재인가?’, ‘닥터 로이어’, 그리고 방송을 앞둔 ‘법대로 사랑하라’, ‘천원짜리 변호사’ 등 드라마는 모두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변호사 드라마는 최근에야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최초의 변호사 드라마는 1980년 MBC의 ‘홍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영화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의로운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한 법정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왜 변호사 드라마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걸까? 일반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법조계를 그린다는 점, 변호를 통해 정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통쾌함 등이 그 이유일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변호사라는 직업의 성격에 있다. 변호사는 억울한 누명을 쓴 이들을 변호하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당연히 유죄를 받아야 할 범죄자를 변호할 수도 있는 선과 악의 회색지대에 놓여있는 직업이다. 변호사가 주인공일 땐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이미지지만, 검사가 주인공일 땐 정의를 모른 척하는 이미지인 것도 바로 그 점 때문이다.
변호사에 대한 나라별 이미지도 그 나라의 역사에 따라 다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다 지옥에 가서) 천국에는 변호사가 없는데 누가 너를 변호해?”라는 유머가 있을 만큼 변호사의 이미지가 박한 편이다.
우선 미국은 소송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법정 싸움이 많을 뿐만 아니라, 1972년에서 1974년 벌어진 미국 최대의 정치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이 사건에서 변호사는 기득권 편에 서서 잘못을 감싸는 이미지로 박히면서, 대중의 불신을 키웠다. 당시 미국에서는 변호사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법률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래서 미국 드라마에서는 변호사가 굉장한 악역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미국과는 달리 독재 정권과 공권력이 매우 셌던 현대 역사 속에서 변호사가 약자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대신 그 반대편에 있는 검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악한 모습으로 묘사되곤 한다. 최근 들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캐릭터들을 통해 검사와 변호사, 전통적인 선악 구도를 깨는 작품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말이다. 이는 우리나라와 제도가 비슷한 일본도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리갈 하이', '히어로' 등 정의에 대한 교훈을 담은 변호사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