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대중음악평론가가 유희열 표절 의혹 사태를 옹호하며 네티즌과 김태원을 동시에 저격했다.

작곡가 유희열 표절 논란에 대중음악계에서는 저마다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 평론가는 최근 이번 사태를 비판한 록밴드 부활 기타리스트 김태원을 저격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민재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유희열 입장문을 공유했다. 그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장문의 의견을 보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민재 평론가는 대중음악평론가이자 한국대중음악상(KMA) 선정위원이다. 그는 MBC FM4U '4시엔 윤도현입니다' 음악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유희열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사과하면서도 일부 표절 의혹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해 더욱 비판받았다. 그는 해당 입장문에서 자신이 MC로 진행 중인 KBS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 의사도 밝혔다.

정민재 평론가는 "그동안 몇 차례 인터뷰를 제외하고 이에 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고 있는 것 같아 괜히 보태고 싶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뒤늦게 말하자면, 나 역시 유희열 씨의 말처럼 현재 인터넷을 떠도는 '표절 의혹'에 공감하지 않는다"면서 "코드 진행 일부가 겹친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곡자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찰나의 음표 진행 몇 개가 겹치는 것도 표절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높낮이와 속도를 조정해서 비슷하게 들리는 곡 또한 마찬가지다. 내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내 기분이 나쁘다고 표절이 될 수는 없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비판했다.
또 "처음 문제가 된 '아주 사적인 밤'과 'AQUA'의 경우, 유희열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말처럼 '메인 테마의 유사성'이 느껴지는 정도다. 말 그대로 메인 테마가 닮았다는 것이다"라면서 "이 역시 표절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원곡자 역시 유사한 것은 인정하나 표절은 아니며 후속 조치가 필요치 않다고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태원이 MBC '100분 토론'에서 유희열 표절 논란과 관련해 "8마디 정도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고 한 발언을 저격했다.
정민재 평론가는 "원곡자가 확인한 사안을 두고 제삼자가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고, 별 의미도 없다. '8마디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을 구태여 하는 건 스스로 우스워지는 꼴일 뿐만 아니라 원곡자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위 말의 당사자인 김태원 씨는 작가로서 두 곡의 8마디가 똑같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나"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그의 말과는 달리 실제로 두 곡의 8마디는 결코 똑같지 않다. 일부 다른 부분이 있다. 일부 닮고, 일부 다르기 때문에 원곡자도 돌려보낸 것이다"라면서 "닮았다는 말과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의 무게감은 천지 차이다. 김태원 씨는 음악인으로서 치명적인 말실수를 했다"고 김태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그는 유희열을 옹호하면서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일부 네티즌들을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아쉬웠던 건 유희열의 첫 대응이었다. 일부 닮은 부분은 있지만 서로 다른 곡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니, 마치 표절을 인정한 것인 양 기사들이 퍼졌다. 여기서부터 이미 바로잡긴 어려워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네티즌은 그 즉시 그동안 자기 귀에 비슷하게 들리던 곡들을 끌고 와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비슷하게 들리는 곡도 있었지만, 그저 비슷하게 들릴 뿐 표절이라고 할 만큼 일치하는 곡은 없었다"면서 "원곡자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모르겠으나, 그 정도 유사성으로 권리 다툼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아주 사적인 밤'의 유사성까진 인정하나, 지금 제기된 의혹 중 상당수는 네티즌의 광기처럼 느껴진다"면서 "애초에 이렇게까지 올 일이 아니었다. 표절은 명백히 법적 문제다. 표절이 아닌 곡들을 내 귀에 의거해 표절로 몰아가는 행위에 공감하기 어렵다. 이쯤에서 소동이 마무리되었으면 한다"라고 마무리했다.

하지만 김태원을 비롯한 여러 음악계 인사들은 정민재 평론가와는 사뭇 다른 의견을 내놨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자 대중음악평론가 이대화 평론가는 같은 날 정민재 평론가의 글이 올라온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유희열은 레퍼런스와 창작의 경계가 아슬한 사람”이라며 “유튜버들의 의혹 제기가 허망하다고 하는데, 내가 듣기에 ‘Happy Birthday To You’는 정말 비슷하고 심지어 내가 찾아낸 것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옹호 의견과 관련해서는 “’레퍼런스하더라도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 된다’의 예로 평가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지 왜 기준을 낮추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가는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