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은채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정은채는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달 24일 공개된 '안나'는 15일 기준 공개된 후 22일 동안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를 지키고 있다. 정은채는 극 중 배려도 악의도 없이 오직 자신의 우월한 인생을 즐기는 현주 역을 맡아 열연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날 정은채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그런 건 어디서 볼 수 있나. 나는 커뮤니티를 안 본다. 지인들한테 물어보거나 지인들이 먼저 알려주는데 이번 작품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수지는 유미를 연기하면서 평소 텐션을 억눌렀다고 말했다. 반면 정은채는 실제 텐션보다 높은 텐션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그는 "평소에 그렇게 높은 텐션은 아닌데 제가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로 끌어올렸다. 그게 인위적으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점에서 하나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서는 수지 씨와는 반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작인 '파친코'에서 보여준 온화한 재일교포 경희와 정반대 캐릭터를 연기한 정은채는 "경희와 현주의 갭이 커서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옷이 저에게 잘 맞는 건지 아직도 알아가는 단계"라며 "다양한 옷을 입으며 저도 모르는 저를 알아가고 공부도 하고 시청자들에게도 질리지 않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이렇게 극단적인 캐릭터를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플,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OTT를 섭렵한 그는 "다국적 인물이 피드백을 주는 게 재미있었다. 외국 사람들은 한국 작품이나 정서에 대한 피드백을 주더라"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파친코'보다 '안나'가 더 높아졌다.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팔로워를 볼 때마다 올라가더라"라고 밝혔다.
현주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성격 탓에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는 인물이다. 갤러리 직원이었던 유미(수지)가 자신의 인생을 훔쳐 살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숨통을 조여온다.
그는 "현주의 배려 없고 일방적인 부분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캐릭터로 존재했다"며 "누군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도용한다고 생각하면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보여지는 삶에 집중하고 타인의 삶을 동경하는 유미와 달리 현주는 언제나 당당하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부와 명예 때문이다. 하지만 정은채가 가진 직업은 다르다. 연기가 아닌 외모, 사적인 이야기들까지 수많은 평가를 듣고, 루머가 사실이 되는 억울한 일을 겪기도 한다.
이에 '연예계 생활을 하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썼던 적이 있냐'고 묻자 정은채는 "누군가의 평가에 대해서는 정말 자유로울 수 없는 직업군이다. 숙명 같다. 어차피 나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고 평가받아야 하고 보여줘야 한다"면서 "사람들의 좋음, 싫음이 공존하기 때문에 연기 생활할 동안에는 끝까지 가져가야 하는 것 같다. 고마운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봐주시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 아니냐"며 웃었다.
2010년 영화 '초능력자'로 데뷔한 그는 '더 킹: 영원의 군주', '루카 : 더 비기닝', '파친코', 영화 '역린', '더 테이블', '안시성'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안나'에서는 매회 달라지는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배우 정은채의 진가를 제대로 입증했다.
데뷔 12년 차에도 쉼 없이 달리는 정은채는 누군가를 동경해본 적도, 무언가를 빼앗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 없다고. 단지 그는 앞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은채가 열연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오는 8월 확장판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