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실제 자폐 환자를 가족으로 둔 보호자들은 뜻밖의 의견을 내놨다.
지난 13일 네이버 카페 '느린아이연구소'에는 "누가 뭐래도 저는 우영우가 불편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라며 "드라마를 통한 순기능이 있다는 것도 분명 인정하지만, 변호사가 가능한 자폐인은 더 이상 자폐인이라고 부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서번트 증후군이라 천재적 두뇌를 가졌다 해도 상황에 따라 즉흥적 판단과 빠른 이해가 겸비되어야 하는, 또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하는 변호사를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자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극 중 법정 장면에서 검사가 '자폐는 병이고 심신미약이 아니냐. 그렇다면 자폐인 변호인 또한 심신미약인데 어찌 변호인을 하냐'면서 증인인 의사한테 당장 우영우가 자폐인지 아닌지 말하라고 하던데, 그 와중에 우영우는 눈맞춤 못하고 기계적인 목소리를 내더라"며 "결국 자폐의 모습이 그저 흥밋거리가 된 듯 느껴져서 싫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눈길 끌기용 드라마로 사회의 편견이 사라지겠냐. 시야가 넓어지겠냐. 오히려 저는 '우영우 정도는 돼야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것 아니야?'라고 할까 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다른 보호자들 역시 "저도 그랬다. '굿닥터'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차라리 오윤아 씨처럼 현실적이라면 공감하고 응원할 텐데", "자폐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 같아 불편했다", "다 떠나서 이런 드라마 마음 편히 못 보는 제 처지가 서럽다",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배우가 장애인 흉내 내는 것도 너무 불편하다" 등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13일 방송된 5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전국 9.1%, 수도권 10.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성 결여와 의사소통 문제,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는 사회성 발달장애를 말한다. 사회성 발달장애가 다양한 형태와 중증도를 보여 스펙트럼 장애라고 불린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받았지만 지적 장애가 없고 특정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고기능 자폐증'도 일부 있다. 주인공 우영우가 이 범주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