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사면을 요청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대적 사면을 호소했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호소문을 게재했다.

그는 "곧 8·15 광복절이 다가온다"며 "옛날 왕조시대에도 새로운 왕이 등극하면 국정 쇄신과 국민 통합을 위해 대사면을 실시해 옥문을 열어 죄인들을 방면했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왕의 은사권(恩赦權)이 지금의 대통령 사면권이다. 돌아오는 8·15 광복절에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사면해 달라"라고 말했다.
또 "경제 대도약을 위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비롯해 경제계 인사들도 대사면을 하시어 국민 통합과 경제 대도약 계기로 삼도록 윤석열 대통령님께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이제는 검찰총장이 아닌 대통령이시다. 정치력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시라"라고 청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몰린 서민들에 대해 신용 대사면도 검토해 달라. 치솟는 물가와 민생고로 서민 생활이 피폐해져 간다"고 했다.
홍 시장이 직접 이름을 꺼낸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 재직 시절 직접 수사하거나 수사 지휘를 맡았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특별사면은 사실상 높게 점쳐지고 있다. 건강 악화로 현재 형집행정지 중인 데다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면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한 것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지난달 9일 "20여 년을 수감생활 하는 건 안 맞지 않냐"며 "전례에 비춰서 (사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전 대통령은 2020년 특정범죄 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 8000만 원 형이 확정돼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달 28일 건강 악화를 이유로 3개월 형집행정지를 받고 일시 석방된 상태다. 형집행정지 기간이 끝나면 다시 교도소로 돌아와 남은 형기(약 14년)를 채워야 한다.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신자유연대,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 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이 결과를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에 냈다.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총 1만 609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이 부회장 특별사면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지난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찬성 의견이 68.8%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가석방 형기는 이달 29일 만료되지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에 따라 향후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