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주말을 시원하게 보내려 했던 7000명의 꿈이 좌절됐다. 3년 만에 개최를 알린 '신촌 물총 축제'가 결국 취소됐다.
서울 서대문구가 '신촌 물총 축제'(이하 신촌물총축제) 개최 허가를 지난 6일 최종 반려했다.
신촌물총축제 주최·주관사 헤이웨이 측은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이날 행사 취소 소식을 알렸다.
헤이웨이 측은 입장문을 통해 "올해 8회째 맞이한 ‘2022 신촌물총축제’가 행사를 24일 앞두고 서대문구로부터 최종 개최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1~2차 사전예매 입장권 7000장이 조기 매진되고 3차 사전예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며 "참담한 마음으로 축제 취소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장권을 구매한 모든 예매자에게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축제를 기다린 시민과 각 분야 관계자, 아티스트, 축제를 준비한 스태프에게 깊은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올해 축제는 취소되지만, 더 큰 즐거움을 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이달 30~31일 이틀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탓에 3년 동안 행사가 열리지 못했고, 주최 측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을 위해 올해 서대문구와 협의해 축제를 마련했다. (관련 기사 보기)
그간 참가비 없이 누구나 즐기는 축제였으나 올해 처음 입장권 예매를 통한 유료 행사로 변경되면서 주최 측은 지난 3월 서대문구에 행사 계획을 알렸고, 승인을 받았다.
또 지난달 16일에는 서울시와 서대문구로부터 최종 확정에 관한 허가를 받아 개최 소식을 시민에게 알렸다.
그러나 1~2차 사전 예약을 받고 3차 티켓 판매를 앞둔 상황에서 주최 측이 맞이한 건 '취소 통보'였다.
서대문구가 최종적으로 행사를 반려한 건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으로 전해졌으나, 통보 당시 구가 취소 이유조차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았다는 게 주최 측 주장이다.
갑자기 전해진 취소 소식에 좌절한 건 주최 측뿐만이 아니었다. 사전 예매한 예비 참가자들 역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촌물총축제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취소 관련 공지가 올라오자, 몇 시간 만에 4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들은 "당황스럽다", "일정 비워놓고 예매까지 다 했는데", "3년을 기다렸는데 취소라고?", "워터밤은 했는데 이건 왜 취소냐"며 분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일부는 "왜 취소가 됐는지 이유라도 정확히 알려라", "행사가 확정된 것도 아니면서 예매를 받았냐"며 주최 측을 나무라는 댓글을 남겼다.
주최 측 관계자는 7일 위키트리에 "이미 3월에 서울시와 서대문구 승인이 났고, 6월에는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전날 취소 통보를 받은 것"이라며 "(취소 관련 안내문을 올릴 때까지) 취소 사유도 명확히 밝히지 않아 취소 이유도 설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 준비해온 만큼 갑작스럽게 취소가 돼 허탈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서대문구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이 중요한 만큼 불가피하게 행사를 취소하게 된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취소 가능성은 여러 차례 주최 측과 논의했었다. 공문을 보내 취소 이유도 설명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촌물총축제는 서울시, 서대문구가 승인한 서울시 대표 축제 브랜드로, 2013년 처음 개최됐다.
다른 여름 축제와 달리 서울 시내 거리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구의 승인을 받아야 열릴 수 있다.
주최 측 추산 지금까지 100만 명에 이르는 시민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