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마켓] 길어야 일주일밖에 못 사는 운명… 러브버그의 모든 것

2022-07-06 13:57

서울 일부 지역 습격한 러브버그 떼
곤충 러브버그, 성충은 길어야 일주일 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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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유튜브 '뉴스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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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덮친 7월 첫 주말,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손님이 찾아왔다.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를 중심으로 엄청난 양의 벌레가 나타났는데, 서로 짝짓기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러브버그(사랑벌레)다.

평소처럼 바깥 활동을 하던 시민들 사이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갑자기 출현한 러브버그 떼가 옷이나 머리에 마구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거리에는 러브버그의 사체가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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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도 시민들은 문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은평구에는 신고가 잇따랐고, 은평구는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닌 진드기 박멸, 환경정화 등을 하는 익충으로 알려졌다"라고 입장을 밝힌 뒤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로 우리나라에서는 계피우단 털파리라고 불린다. 원래는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 지역 등 습도가 높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곤충이다. 우리나라에도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며, 보통 5~6월에 성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에 따르면 올해는 가뭄이 오래 지속되면서 습도가 낮았다가, 갑자기 장마와 함께 고온다습한 기온이 되면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러브버그의 출현이 가장 잦은 곳 중 하나는 미국의 습한 남부 지역인 플로리다다. 플로리다에서는 '러브버그 시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주 습격을 받으며, 플로리다 대학교의 농업과학연구소는 러브버그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플로리다 대학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우선 해로운 곤충이 아니다. 턱이 없어 물거나 쏘지 않고, 독성도 없다. 오히려 그 애벌레는 썩은 잡초를 먹고 영양분을 토양으로 돌려주는, 환경에는 도움이 되는 익충이다. 러브버그가 없다면 사람들은 산에 갈 때마다 악취를 맡아야 할 수도 있다.

다만 문제는 바퀴벌레를 연상케 하는 생김새가 혐오감을 줄 수 있고, 한 번에 최대 600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그 번식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점이다. 낮에 주로 활동하고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자동차 매연을 좋아한다는 점도 러브버그를 자주 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문제는 또 있다. 러브버그의 몸은 수소이온지수가 6.5pH로 거의 중성에 가깝지만, 태양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체가 부패하면서 산성화가 진행되어 하루 방치할 경우 4.25pH의 산성이 된다. 이 경우 자동차의 표면을 부식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르게 청소해야 한다.

러브버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그 생존 기간도 주목받고 있다. 성체가 되면 최대 7일까지 사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성체는 3~4일이면 죽는다. 길어야 4일인 생존 기간, 번식이 유일한 목표인 수컷은 암컷과 쌍을 이루고 나면 인생을 바쳐 교미에 들어간다. 일주일이면 끝나는 성충 러브버그의 삶,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전문가는 필요한 부분은 방역을 하되, 어느 정도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집안에서 발견될 경우 휴지로 잡을 필요 없이 진공청소기를 쓰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플로리다 대학 연구소 측도 “우리가 플로리다 햇살을 좋아하는 것만큼 러브버그도 그것을 좋아한다”라며, 대부분의 러브버그가 따뜻한 시간에 활동하는 만큼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의 운전을 피하는 것을 추천했다. 이 시기에는 되도록 야외 활동을 해가 진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시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한 러브버그. 특유의 생김새와 개체 수로 혐오감을 주고 있지만 생태계를 위해서는 공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home 김유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