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라이더 '개'로 비유한 경찰... 이런 현수막 걸었다가 항의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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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동남경찰서가 내건 현수막
“배달 노동자 비하” 뭇매 맞고 철거

교통법규 위반 집중 단속에 나선 경찰이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오토바이가 늘면서 교통법규 위반 운행을 막으려 이 같은 조치를 했으나, 결국 며칠 만에 현수막을 전부 철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천안동남경찰서는 지난 17일 충남 천안 동남구 일대 도로 15곳에 '교통법규 위반 집중단속' 관련 현수막을 걸었다.
천안동남경찰서가 지난 17일 내건 현수막 / 정의당 충남도당 제공
천안동남경찰서가 지난 17일 내건 현수막 / 정의당 충남도당 제공

해당 현수막에는 '교통법규 위반 집중 단속', '대상 신호위반, 인도 주행, 무면허, 음주운전 등'이라는 내용이 담겼고, 경찰이 오토바이를 단속하는 그림도 포함됐다. 오토바이는 헬멧을 쓰지 않은 개 한 마리가 웃으며 운전하고 있다.

이 현수막이 천안 시내 곳곳에 걸리자, 항의가 빗발쳤다.

정의당 충남도당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과 오토바이를 이용해 경제활동을 하는 배달노동자들이 모두 개가 되는 것"이라며 경찰이 내건 현수막을 지적했다.

이어 "황당한 현수막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모든 사람이 보는 현수막에 사람을 어떻게 개로 표현할 수 있는지 기본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 누가 뭐래도 시민을 함부로 대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수많은 배달노동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라며 "공식 사과하라"고 했다.

도로 위의 배달노동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도로 위의 배달노동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배달노동자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도 경찰에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비하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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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관계자는 "대부분 배달하는 분들이 오토바이를 수단으로 삼아 배달 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개로 그려져 있는 모습을 보는 게 당연히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안동남경찰서 제공
천안동남경찰서 제공

상황이 이렇자, 경찰은 문제가 된 현수막을 설치 나흘 만에 전부 철거하고 사과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동남경찰서는 교통관리계장 이름으로 사과문을 라이더유니온 측에 보냈다.

그러면서 "불쾌감을 유발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 캐릭터 시안을 명확히 확인하지 못한 점,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라이더(오토바이 운전자)분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점도 깊이 사과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폄하하거나 불쾌하게 할 의도는 아니었음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현수막은 전면 수거 조치했고 수정된 보완 현수막으로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