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정영진과 최욱이 '워터밤' 콘서트에 쓴소리를 한 이엘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가수들의 콘서트를 농사보다 하찮게 여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다.
정영진과 최욱은 16일 방송된 팟캐스트 '정영진-최욱의 매불쇼'에서 "이엘의 행동은 '가뭄에 물을 뿌리며 콘서트나 하는 개념 없는 타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에 가깝다"고 한 이선옥 작가의 발언을 끄집어냈다. (관련 기사)

그러면서 정영진은 이엘이 환경 감수성을 과시하려다 말실수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의로운 사람이 바뀐 걸 알아야 해요. 감수성이 높은 사람이 정의로운 사람이 됐어요. 이엘 씨가 여기에 정확히 포함되는 것 같아요. 싸이가 ‘흠뻑쇼’를 연다는 뉴스를 접하고 자주 접속하던 사이트나 커뮤니티,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 '왜 그 물을 거기에다 써야 하냐. 소양강 같은 곳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 농민들 얼마나 힘드신데' 등의 글들을 보고 지구가 병들어가고 가뭄으로 농민들 마음은 타들어 가는데 이 상황에서 굉장히 불편한 감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정영진은 "(이엘로선) 남들이 잘 느끼지 못한 불편함을 자신이 이야기하면서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그래서 SNS에 올린 것 같다"면서 이엘이 '환경 감수성 뛰어난 사람'이라는 점을 알리려고 ‘워터밤’ 비판 글을 게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엘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일부 누리꾼이 자기 발언을 비판하자 "사람 생각은 다 다르니까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욕하고 싶으면 욕해야 한다“라고 대응했다. (관련 기사)
정영진은 이엘에게 균형감각이 부족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의가 되려면 먼저 균형 감각이 좀 있어야 합니다.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게 정의로운 거예요. 그러려면 당연히 긴 호흡의 사고가 필요하데 SNS 시대에는 그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이엘 사태가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정의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사고를 길게 하면서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최욱은 "댓글에서도 (반응이) 반반"이라며 ‘개념 발언’이라는 의견과 ‘PC주의’라는 의견이 맞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 역시 정영진처럼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발언 수위가 정영진보다 높았다.


"제가 이엘 씨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가수들의 콘서트 같은 것들을 농사보다 하찮은 영역, 장난 정도로 느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분이 영화 출연을 많이 했습니다. 영화에서 살수차를 동원해 비를 뿌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합니다.“
그러면서 최욱은 "이 사람(이엘) 생각의 기저에는 자기 영화는 우월한 아트고, 싸이 씨가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건 광대들의 놀음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기상청이 지난 14일 공동 발표한 '6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199.7㎜로 평년의 57.3% 수준을 기록했다.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 싸이는 지난달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흠뻑쇼’에 대해 "물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물이 300톤 정도 든다. 경기장 수도와 살수차까지 동원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가뭄 상황이 나아지면 물을 콘텐츠로 이용하는 쇼를 둘러싼 논란이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8월까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적인 가뭄 현상은 이달 하순부터 점차 완화돼 다음 달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