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목적으로 식욕억제제를 뒷거래한 10대 학생들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 매매, 판매 광고) 위반 혐의로 10~30대 남녀 5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입건된 판매자 8명과 구매자 51명 중 대다수는 10대 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학생 18명, 고등학생 22명을 포함해 총 50명(판매자 6명, 구매자 42명)이 10대였다.
또 검거된 59명 중 58명이 여성, 1명이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판매자 A 씨 등은 지난 3월 5일~4월 15일 사이 강원과 경북 지역 병원을 돌며 본인과 타인 명의로 식욕억제제인 디에타민을 처방받았다.
이렇게 얻은 약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판매됐는데, A 씨 등은 1통에 30알이 들어 있는 약을 3만 원대에 구매한 뒤, 1알당 5000원씩 받고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비싼 값에도 병원 처방이 까다로운 탓에, 구매자들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SNS를 통해 해당 약을 샀다.
경찰은 "서울 등 전국 15개 시도에서 피의자들을 검거했다"라며 "많은 청소년이 식욕억제제 거래에 연루된 만큼 철저한 예방 교육을 통해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취득한 567정 중 추후 판매 목적으로 보관 중이거나 구매 후 부작용이 심해 복용하지 않은 106정을 증거물로 압수해 추가 유통을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용돈벌이로 약을 판매하거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단서를 확보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알약 형태가 나비 모양을 닮았다고 해 일명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디에타민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오·남용할 경우 환각, 각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마약류로 지정돼 관리된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비만 환자에게 체중 감량 보조 요법으로 단기간 처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