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로도 전염...” 전 세계 퍼진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공통점이 공개됐다

2022-05-23 10:09

'원숭이 두창', 호흡기·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
발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

사람의 경우 치사율이 최고 10%에 달하는 '원숭이 두창(monkeypox)'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감염 원인과 치명률이 알려지면서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 시각) 기준 WHO 회원국 중 원숭이 두창에 감염된 사례가 총 120여 건 확인됐다. 확진자 발생국은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캐나다, 포르투갈, 스페인, 미국, 호주, 이스라엘, 스웨덴, 스위스 등 14개국이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덴마크 한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1970년 아프리카 콩고에서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처음 보고된 바 있다. 이 병은 동물과 사람 사이 감염되는 인수(人獸) 공통감염병으로, 치사율이 1~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 두창 감염자의 손바닥 / 이하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 두창 감염자의 손바닥 / 이하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 두창은 바이러스 변종에 따라 '서아프리카형', '콩고형' 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 상대적으로 증세가 가벼운 서아프리카형은 치명률이 3.6%, 중증 진행 확률이 높은 콩고형의 경우 치명률이 최대 10.6%에 달한다. 감염자 10명당 1명꼴로 사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1% 이하인 점과 견주어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최근 유럽 등 국가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서아프리카형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숭이 두창에 걸리면 발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임파선염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잠복기는 약 1~2주 정도다.

본래 이 감염병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꾸준히 나타났으나, 이달 초부터 유럽 등 각국에서 감염자가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본보 5월 20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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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WHO에 보고된 확진자 사례를 보면 아프리카에 방문한 적도, 아프리카 수입 동물과 접촉한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감염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WHO 측은 "이 병이 어떻게 유럽으로 들어왔는지 유입 경로가 확실하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현재까지 정보를 보면 상당수 사례가 동성 간 성관계에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MBC는 지난 19일 영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도했는데, 영국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최근 확인된 확진자 4명은 모두 남성으로, 동성과 성관계를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World Now] "동성애 남성들 감염"‥'원숭이두창' 유럽이어 미국까지 확산 주로 아프리카에서 나타났던 희소 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 환자가 이달 초 영국에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9년 영국에서 남성 한 명이 확진된 뒤 3년 만입니다. ...
MBC NEWS

지난 22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영국 보건 전문가들은 동성 간 성관계로 이 질병이 감염되는지 여부를 연구하고 있다.

동성간 성관계가 원인? '원숭이두창' 이례적 습격 미스터리 원숭이두창이 퍼진 나라는 14개국으로 늘었다.
중앙일보

UKHSA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인 남성들은 자신의 몸에 특이한 발진이나 병변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성보건서비스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1997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촬영한 원숭이 두창에 걸린 사람의 손 / 로이터=연합뉴스
1997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촬영한 원숭이 두창에 걸린 사람의 손 /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 두창은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병변이나 체액, 호흡기 비말, 침구와 같은 오염된 물질과 접촉할 시 감염될 수 있다. 또 이 병에 걸린 설치류, 영장류 등 동물과 접촉했을 때도 감염 가능성이 있다.

예방 백신은 아직 없으나, 유사한 감염병인 천연두 백신을 맞을 경우 85% 정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된 바는 없지만, 보건당국은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천연두 백신도 일정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아직 한국에서 발견된 환자는 없지만, 대비를 위해 검사체계를 구축했다"라면서 "원숭이 두창과 천연두는 다른 종류의 감염병이기 때문에 해당 백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전문가 의견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