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중국이 동북공정 중 하나로 파오차이가 김치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데,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표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1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튜브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한 네티즌의 제보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고,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가 언급한 영상은 식약처가 지난 2월 10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임신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고, 중국어 자막에서 파오차이가 두 차례 등장했다.

파오차이는 양배추, 고추 등을 절인 중국 쓰촨(四川) 지역 음식이다. 앞서 중국은 동북공정 중 하나로 파오차이가 우리나라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했다.
동북공정은 '동북 변강사 여 현장 계열 연구 공정(東北邊疆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로, '동북 변방의 역사와 현재 상황 계열의 연구 사업'을 뜻한다. 중국이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한 연구 프로젝트다. 최근 들어 김치와 한복 등을 자국 문화라고 우기는 등 문화 동북공정까지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개정안을 시행해 우리 고유 발효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번역과 표기를 파오차이가 아닌 '신치(辛奇)'로 바꾸게끔 했다.
그런데도 같은 정부 기관인 식약처가 이런 실수를 하자,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 교수는 "특히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국민들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는 지속적인 '김치공정'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국의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표기 역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 정부 기관, 기업, 민간 부문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동영상을 현재 비공개로 전환했다.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