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망토’ 소재로 카이랄 물질 신호 ‘쑥’ 높인다

2022-04-11 11:41

POSTECH·서울대·독일 파더본대 공동연구팀, 인공 카이랄 메타물질 통해 비선형 신호 증대
카이랄 물질 신호 증폭해 거울 대칭성 활용 가능성 높여

<그림> 반대 방향의 원편광에 대해 크게 차이나는 카이랄 금 나노 입자의 SHG 신호 / POSTECH 제공

왼손을 거울에 비추면 오른손처럼 보이지만 왼손용 고무장갑을 오른손에 낄 수는 없다.

이처럼 어떤 물체와 그 물체의 거울 이미지가 겹치지 않는 성질을 카이랄리티(Chirality, 거울 대칭성)라고 한다.

분자가 가진 이 성질은 약을 제조할 때 오히려 독성을 가지게 할 수도 있어 제약 분야의 중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분자와 거울상 대칭되는 분자는 대부분의 물리적인 성질이 동일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광학 분석으로는 구분할 수 없으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는 편광을 가지는 빛을 이용해야 한다.

또한, 빛의 파장에 비해 분자 크기가 작으면 빛과 분자 사이의 카이랄 상호작용이 매우 약하게 나타나 이를 측정하기 어려웠다.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     POSTECH 제공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 POSTECH 제공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문정호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김혜온 박사, 독일 파더본대 토마스 젠트그라프(Thomas Zentgraf)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투명망토‘ 물질로 잘 알려진 메타물질로 빛과 물질 간 카이랄 상호작용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POSTECH 문정호 박사후연구원 / POSTECH 제공
POSTECH 문정호 박사후연구원 / POSTECH 제공

일반적으로 카이랄 물질에 빛을 쏘면 신호가 발생하는데, 그 정도가 매우 약해 여러 개의 물질을 모아 평균 신호를 측정해야 했다.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이용해 인공 카이랄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 물질의 신호를 크게 증폭시켰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 /     POSTECH 제공
서울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 / POSTECH 제공

연구팀은 개발된 카이랄 입자 한 개의 카이랄 선형 산란과 2차 고조파(second harmonic generation, SHG) 산란을 측정했다.

SHG란 입사된 빛 주파수(ω, 오메가)의 2배 값을 가지는 주파수(2ω)의 빛이 생성되는 현상으로 일반적인 카이랄 물질에서는 SHG가 작게 나타나 측정하기 어려웠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김혜온 박사 /      POSTECH 제공
서울대 재료공학부 김혜온 박사 / POSTECH 제공

연구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카이랄 물질의 SHG 신호는 선형 신호보다 최대 10배 크게 측정됐다.

단일 입자는 물론 아주 적은 양의 카이랄 물질의 거울 대칭성을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앞으로 카이랄 물질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POSTECH 노준석 교수와 서울대 남기태 교수 공동연구진은 2018년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표지논문으로 카이랄 메타물질 합성법과 광특성 연구를 게재한 이후 지속적인 공동연구로 이 분야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독일 파더본대 토마스 젠트그라프(Thomas Zentgraf) 교수 /     POSTECH 제공
독일 파더본대 토마스 젠트그라프(Thomas Zentgraf) 교수 / POSTECH 제공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 포토닉스(ACS Photonics)‘ 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독 특별 협력 사업(GEnKO 사업) 주도로 이뤄졌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글로벌프론티어사업/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사업, 교육부 이공분야 학문후속세대지원사업, POSTECH 피우리 펠로우십 및 LG 디스플레이 등의 추가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home 황태진 기자 tjhw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