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올라운더(all-rounder)의 뜻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김준수(XIA)를 보게 하라.
지난 19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1홀에서 김준수의 미니앨범 3집 'DIMENSION' 발매 기념 콘서트 ‘KIMJUNSU 2022 CONCERT 'DIMENSION'’ 2일차 공연이 열렸다.
'디멘션'은 김준수가 지난 2020년 발매한 미니앨범 2집 ‘Pit A Pat(핏어팻)’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발매한 신보다. 또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독자 레이블을 설립한 후 처음으로 발매한 앨범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준수의 홀로서기
이날 공연은 처음부터 뜨거웠다. 무대에 오른 김준수는 팬들의 심장을 자극하는 'Fever(피버)'부터 'BREAK MY HEART(브레이크 마이 하트)', 'X song(엑스 송)'까지 빠른 비트와 강렬한 댄스가 인상적인 곡으로 공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오프닝 무대 후 김준수는 "어제에 이어 둘째 날이 됐다. 이번 콘서트는 제가 2년 만에 앨범을 내서 하는 콘서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홀로서기를 한 후 처음 발매한 앨범이고, 그 앨범을 축하하고자 만든 자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나에게는 오늘 이 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그만큼 디멘션 이번 앨범에 들어간 신곡들도 부를 거지만, 내가 발매했었던 오랜 시간 들려드린지 오래된 노래 등 다양하게 꾸며봤으니 마지막까지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아이돌의 아이돌 김준수
이후 새 앨범 수록곡인 '컬러 미 인(Color Me In)' 무대가 공개됐고, 깜짝 게스트 그룹 씨스타 출신 효린이 등장했다. 왓챠 '더블 트러블'을 통해 인연을 맺은 김준수와 효린은 박지윤의 '성인식'을 재해석한 무대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무대를 마친 뒤 김준수는 "모 프로그램에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해 효린 씨와 함께 꾸민 무대였다. 방송 후 팬들이 '이건 우리한테도 꼭 보여줘야 한다'고 질타해 주셔서 효린 씨에게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나와주셨다"며 "뮤지컬 발라드 콘서트에는 여성 배우분들이 함께 했었는데 나의 솔로 앨범 콘서트에는 첫 여성 게스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효린은 "준수 오빠가 불러서 한 걸음에 달려왔다"며 "콘서트 게스트로 초대받는다는 건 값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이끌어가는 곳에서 나를 넣어주신 거니까 특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오래된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대도 있었다. 김준수는 2006년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장리인의 '타임리스(Timeless)'를 효린과 함께 했다. 두 사람은 매혹적인 '성인식'부터 애처로운 '타임리스'까지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효린이 떠난 후 새 앨범 수록곡인 '낮은 별' 무대가 이어졌다. '낮은 별'은 김준수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주는 서정적인 발라드 곡이다. '낮은 별' 가사를 쓴 김준수는 도시의 불빛을 '낮은 별'로 표현하여 힘겨운 하루를 보낸 사람들과 스스로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넸다.
김준수 콘서트의 시그니처 지니타임
공연 후반부 김준수 콘서트의 꽃인 '지니타임'이 진행됐다. 지니타임은 김준수가 '알라딘'의 지니가 되어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시간이다.
팬들은 이상형 월드컵 방식의 김준수가 좋아하는 김준수 고르기, 전주만 듣고 김준수 노래 김준수가 맞추기 등 다양한 미션을 준비했다. 김준수는 팬들이 준비한 액세서리를 군말 없이 착용하고, 정성스레 미션을 수행했다. 팬들과 소통 중에는 유쾌함과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2004년 데뷔 때부터 팬이지만 올해 처음 콘서트에 왔다는 치과의사 팬에게 "칠레에서도 오고 멕시코에서도 오는데 이제 오는 건 좀 섭섭하다"라고 귀엽게 투정을 부렸다. 새로 입덕했다는 팬들에게는 "벗어나기 힘들 텐데"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원동력은 '하나'뿐인 팬들
지니타임 후 'Love You More', '나비', 'Midnight Show', 'Fantasy'에 이어 미니 3집 타이틀곡 '하나(HANA)'까지 선보인 김준수. 그는 과거 활동 곡과 새 앨범 수록곡까지 풍성한 세트리스트를 통해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면 댄스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나아가 물 흐르듯 부드러운 춤 선을 자랑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공연 막바지 김준수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 준비하느라 직원분들도 고생한 앨범인데 콘서트에서 팬분들의 반응, 웃음, 표정을 보면서 위안을 얻는다"며 "앞으로도 달려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고 가는 것 같다"고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앙코르곡은 '사쿠란보'와 'F.L.P'였다. 팬들은 코시국에 열린 공연인 만큼 무대 위 김준수와 함께 뛰어놀거나 떼창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잘 노는 김준수 팬답게 팬라이트를 더욱 열성적으로 흔들고 앉은 상태에서 안무를 따라 추며 마지막까지 공연을 즐겼다.
무대를 마친 김준수는 "매번 하는 말이지만, 안 할 수가 없다"며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고 다시 한번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준수는 귀여운 외모와 개성 있는 음색, 뛰어난 가창력 등으로 '본투싱(born to sing)'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노래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준수의 공연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봤다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는 노래, 춤, 연기 등 경계를 뛰어넘는 '올라운더'이자 '사기캐' 그 자체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