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락산 등 등산가들의 명산이라고 꼽히는 산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수락산 정상을 관할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측은 지난 20일 "신고를 받고 확인해보니 수락산의 정상 표지석이 사라졌고 고의로 파손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시는 등산객들의 증언과 사진 등을 종합해 지난 15일 전후로 표시석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등산객들은 앱을 사용해 등산 인증 사진을 남긴다. 앱을 확인했을 때, 이달 초 사진에는 정상 표시석 아랫부분에 받침대가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받침대가 깨지고 있었다. 이런 사진 등을 근거로 "계획적 파손"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락산에서 사라진 표시석은 도정봉 정상석, 주봉 정상석, 도솔봉 정상적 총 세 개로 알려졌다.
수락산 정상 부근의 안전 로프도 훼손됐다. 지난 6일에는 약 30m 높이의 가파른 암벽인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 로프 6개 모두가 고의로 훼손됐다는 신고가 의정부 시청에 접수되기도 했다. 시는 "6개 모두가 자연적으로 동시에 끊어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자체 조사로는 한계가 있어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2일 불암산의 정상 표시석까지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등산가 A 씨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즘 수락산 정상석들이 없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다음엔 불암산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을 했었다"며 "오늘 불암산에 다녀오니 애기봉 정상석이 사라졌더라. 정상석을 질질 끌고 가서 바위 밑으로 내팽개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어제도 와서 정상석을 봤다는 다른 등산객의 말을 들어보니 오늘(지난 22일)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며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멈춰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네티즌들은 "소름 돋는다", "저걸 대체 왜 가져가는 건가", "샤머니즘과 관련돼 있을 것 같다", "저 사람을 마주치는 게 더 무서울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댓글 보기)
한편 일각에서는 수락산과 불암산이 인접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동일인의 소행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