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라며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에게 개별적 의사 표현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지 말라는 지시가 어제 탁현민 의전비서관을 염두에 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답변했다.
탁 비서관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공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다"라며 윤 당선인의 공약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반발했다. 문 대통령도 불필요한 논란이 생기는 것을 우려해 청와대 참모들에게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라고 언급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과 지난 16일 회동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급작스럽게 취소됐다. 양측은 실무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회동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실무협의에 상관없이 만나자는 거냐, 아니면 실무협의를 빨리 해 달라는 취지냐'라는 질문에 "양쪽 다 해당할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