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뽑은 '2021년 최고의 영화' 9편의 목록을 공개합니다

2022-02-14 09:49

영화비평지 필로서 공개
같은 감독 영화 2편 포함

봉준호 감독 / 뉴스1
봉준호 감독 / 뉴스1
세계적 거장인 봉준호 감독이 꼽은 2021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잡지 필로가 봉 감독이 꼽은 2021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를 최근 공개했다. 봉 감독은 수많은 영화를 섭렵한 영화광으로도 유명하다. 봉 감독이 2021년 최고의 영화로 꼽은 9편을 소개한다. 봉 감독은 영화 순위를 꼽지 않았다. 지난해 개봉하지 않은 작품도 포함돼 있다.

필로는 다섯 명의 영화평론가가 고정 필진으로 참여하는 한국의 영화비평 전문 격월간지다. 봉 감독의 2021년 최고의 영화 목록은 ‘2021년 베스트 영화’ 특집으로 꾸민 필로 24호(2022년 1·2월호)에 실렸다.

1. ‘돈 룩 업’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을 발견한 천문학과 대학원생과 담당 교수가 6개월 뒤 지구와 혜성이 충돌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언론이나 정부 모두 인류를 구할 대책보다 각자 이익과 관심에 따라 이용하기만 하는 씁쓸한 사태를 그렸다. 메릴 스트립,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티모시 샬라메,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출연한다.

‘돈 룩 업’
‘돈 룩 업’

2. ‘드라이브 마이 카’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 그런데 이유도 묻지 못했는데 아내가 갑작스럽게 죽는다.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가후쿠가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와 만나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봉 감독이 인정하는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작품. 제74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 작품.

'드라이브 마이 카
'드라이브 마이 카

3. ‘나의 집은 어디인가’

감독(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이 친구가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덴마크에 홀로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애니메이션과 아카이브 영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누나 원피스를 입고 장 클로드 반담에 빠져 있던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해맑은 소년이 코펜하겐의 성공한 학자가 되기까지 25년의 시간을 다룬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다큐멘터리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4. ‘썬다운’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이다. 박가언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일 년 만에 베니스로 금의환향한 미셸 프랑코 감독은 ‘크로닉’(2015)이후 다시 만난 명배우 팀 로스와 샬롯 갱스부르의 호연에 힘입어, ‘썬다운’에서 죽음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드러낸다. 전작 ‘뉴 오더’(2020)에서 낭자하던 비명과 선혈은 간데없고, 럭셔리한 멕시코 해안 리조트에서 평화로운 바캉스를 즐기는 남녀가 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은 관객의 기대를 배신한다. 우리는 어머니의 임종 앞에 태연히 거짓말을 하고 도망치는 닐의 무감각하고 답답한 태도에 어리둥절하고 분노하게 된다. 그 기묘한 소외감은 닐이 먹고 마시던 해변에서 난데없이 벌어진 총격씬 직후, 사람들이 금세 다시 휴가를 즐기는 장면에서 공명한다. 80여 분간 느슨하고 느긋한 전개에도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며, 인간 본성의 편견을 깨뜨리는 질문을 끊임없이 되묻는 연출력에서 대가의 솜씨가 느껴진다.”

‘썬다운’
‘썬다운’

5. ‘미안해요, 리키’

거장 좌파 감독인 켄 로치의 따뜻한 휴머니즘을 담응 영화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가장 리키가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며 택배 회사에 취직한 뒤에 맞는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6.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레고 무비’ 제작진이 만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2020년 극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됐지만 코로나19로 몇 차례 개봉일이 연기됐다. 이후 2021년 1월 넷플릭스가 소니 픽처스로부터 전세계 배급 판권을 구매하면서 극장 개봉이 취소됐다. 영화는 자동차를 타고 국토 횡단 여행을 떠난 미첼 가족이 로봇들이 끝장낸 세상을 구하는 과정을 그렸다.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7. ‘라벤느망’

'임신 중절’을 주제로 한 프랑스 영화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이 이끈 심사위원단에 만장일치 선택을 받으며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1963년 프랑스의 한 여대생이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한 뒤 낙태를 결심하기까지 겪는 갈등을 그렸다.

8. ‘미싱타는 여자들’

한국 다큐멘터리다. 가난해서 혹은 여자라서 공부 대신 미싱을 타며 ‘시다’ 또는 ‘공순이’로 불린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다. 1970년대 평화시장에서 일한 여성 노동자들의 과거와 현재를 그렸다.

‘미싱타는 여자들’
‘미싱타는 여자들’

9. ‘해피 아워’

봉준호 감독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정말 좋아하는 듯하다. 2015년 작품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한 ‘해피 아워’를 리스트에 올렸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네 명의 친구 아카리, 사쿠라코, 후미, 준. 이들은 모든 것을 공유하며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말할 수 없는 고민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준이 이혼 소송 중이라는 폭탄선언을 하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 친구 넷이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며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섯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다. 328분짜리다.

'해피 아워'
'해피 아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