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라젠?…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불씨가 보인다며 공개한 8개 기업의 명단

2022-01-21 12:26

15점 이상이면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데...
엘아이에스·엔투텍·디지캡 등 위험 수준

최근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신라젠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는 기업들의 정체가 공개됐다. 모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곳들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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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8개 사로 조사됐다. 비케이탑스, 디지캡, HLB, 엘아이에스, 대구백화점, 한화솔루션, 엔투텍, 휴먼엔이 이에 해당한다.

불성실공시법인은 투자 판단에 필요한 기업의 정보를 뒤늦게 공시하거나 이미 공시한 내용을 번복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를 제재하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만든 제도이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 1점당 4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 누적 벌점 8점 이상이면 1일 간 거래 정지가 되며 15점이 될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이비앤티는 불성실공시법인 벌점 누적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거래가 정지됐다. 이달 초엔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 통보를 받았다.

문제는 엘아이에스(14.5점), 엔투텍(14점), 디지캡(9점) 등 연초부터 15점에 가까워진 종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 코스닥 상장사 IR담당자는 뉴시스를 통해 "규모가 작은 상장사일수록 공시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제대로 된 IR담당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불성실공시법인 누적 벌점 외에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때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 또 회사의 매출이 부진하거나 적자가 지속된다면 기업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지난 18일 기업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