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세영이 지난해를 돌아보며 올해 목표를 밝혔다.
이세영은 최근 위키트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옷소매'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그린 사극이다. 조선왕조를 통틀어 최고의 러브스토리로 꼽히는 정조-의빈 로맨스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큰 사랑을 받았다. 극 중 이세영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이자 훗날 의빈 성씨가 되는 성덕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옷소매'를 통해 '명불허전 사극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세영은 과찬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쁘고 행복해요. 아쉬운 마음도 크지만 시청자분들도 함께 아쉬워해주셔서 좋았어요. 사극 퀸은 너무 과찬이에요. 그런 수식어에 걸맞게 앞으로도 사극을 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게요."
'옷소매'는 첫 방송 5.7%로 시작해 17.4%로 큰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다. 이 작품을 통해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과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이세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놨다.
"이 드라마가 그냥 큰 상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했어요. 배우로서 연기상을 받는다면 너무 좋은 일이지만, 그런 기회가 많이 오는 것도 아니니까요. 근데 베스트커플상은 조금 받고 싶었어요.(웃음)"
베스트커플상에 욕심이 냈던 이유는 정조 이산 역을 맡은 이준호와 커플 케미로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세영은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의 반응으로도 이산과 덕임의 커플 애칭인 '산덕 커플'을 꼽았다.
"덕임이가 궁녀잖아요. 제가 봐도 덕임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례하거나 오만방자한 부분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오만방자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중간중간 싸우면서 보여준 모습은 당장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잖아요. (웃음) 그런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이세영은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메시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덕임이도 때때로 빛나는 순간들이 있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제약이 많다는 걸 보여주려 했다. 작은 여인이라서 이 사람의 이야기가 더 쓸쓸하고 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생각시 시절부터 궁녀를 거쳐 후궁이 되기까지.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려낸 이세영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이세영은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 고민이 많았다.
"생각시일 때는 조금 더 생동감 있고 장난기 있고 자유로운 인물이에요. 그 안에서 자기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맛보며 자기 스스로 일에도 자부심을 느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긍지를 가진 모습을 살리려고 했어요. 이후에는 산이 보위에 오르는 날까지 목숨을 다해 지켜드리겠다는 목표가 생기죠. 마침내 이루어졌을 때 더 이상 내어드릴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산은 후궁이 되어달라고 해요. 공허함과 쓸쓸함, 자유로웠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올해 나이 31세인 이세영은 1997년 SBS 드라마 '형제의 강'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햇수로 데뷔 26년 차를 맞이한 그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와 함께 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앞으로 50년은 더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행복하고 좋고 들뜨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해요. 너무 기뻐도 기뻐하지 않으려고요. 앞으로 갈 길이 더 멀고 험난하다고 생각해요. 덕임이처럼 가늘고 길게 가고 싶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특별한 배우의 길을 가고 싶기도 해요. 앞으로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어요."
이세영은 큰 사랑을 받았던 지난 2021년에 대해 "덕임이와 같은 한 해"라고 말했다. 그런 그의 올해 목표는 후회 없이 보내는 것이다.
"작년에는 행복한 순간도 많았지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고 빠르게 흘러갔어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온전히 살아냈는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그런 후회가 없도록 온전히 나의 시간을 잘 살아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