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2' 프레스 행사에서 "우리는 소니 전기차의 상업적 출시를 탐색하고 있다“면서 ”올해 봄에 전기차 회사 '소니 모빌리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이렇게 얘기하자 기자회견장에 3초가량 정적이 흘렀다. 그만큼 놀라운 소식이었다.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군불’만 때는 애플 등 다른 IT 회사와 다소 달랐다. 소니는 이날 실제로 전기차를 선보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카 '비전-S 02'를 공개했다.
소니는 2년 전 CES에서 세단형 콘셉트카 '비전-S'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승용차 '비전-S 01'을 실제 도로에서 시험해왔다.
요시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전기차 회사를 설립하는 이유에 대해 "콘셉트카에 대한 반응이 컸다"고 말했다. 디자인과 기술력 등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비전-S 02'는 200㎾ 용량의 전기모터 2개를 탑재하고 있다. 중량은 2479㎏. 배터리 용량이나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시기도 미정이다.
소니가 실제로 작동하는 차까지 만들어낸 뒤 전기차 시장에 공식 진출함에 따라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구분이 불가능한 시대, 즉 자동차의 스마트폰화가 성큼 다가올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구글과 애플도 전기차 시장 진입 계획을 사실상 밝힌 바 있다.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은 사실상 자동차 기업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 CNS 등이 배터리, 소형 모터, 카메라, 통신모듈, 차량용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동차 내외장재, 충전 인프라 등을 생산하고 있다.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 대부분을 만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 지금 당장 LG그룹이 'LG카'를 내놓겠다고 해도 시장이 놀라지 않을 정도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전장 사업을 신성장 엔진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에서 바퀴와 의자, 프레임을 빼면 모두 전자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삼성은 구글과 스마트워치 OS를 통합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을 잡고 구글카를 만들기 위해 OS 통합을 결정한 것이라는 말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른바 ‘구글카 연합’의 주축 중 하나가 삼성전자라는 것이다.
소니의 전기차 시장 진출 선언은 미래 자동차 시장이 자동차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경계를 뛰어넘는 수많은 회사가 참여하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