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배성재가 '골 때리는 그녀들' 조작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다 눈물을 글썽였다.

배성재는 지난 24일 밤 자신의 트위치 방송과 인스타그램 등에 "기계적으로 읽은 멘트가 편집 조작에 사용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라며 사과를 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처음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조작설을 보고 '프로그램이 잘 되려면 이런 얘기도 있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직접 지난 주 본방송을 보고는 아연실색했다. 자신이 기억하는 스코어와 너무 달랐고, 그 상황을 중계하는 데에 자신의 목소리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배성재는 "제작진이 인정한 것처럼 골 순서를 편집한 건 커뮤니티에서도 밝혀냈 듯 사실이다. 제작진이 사과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와 수근이 형 목소리가 그 스코어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 목소리가 들어갔고, 내가 녹음한 게 맞다"라며 "사후 녹음이라고 하는데 그런 식의 추가 녹음은 1년 동안 '골때녀'를 만들면서 매번 있었다. 게임을 녹음하듯이 스코어 얘기도 하고, 어떤 선수의 골을 샤우팅하기도 하고 '전반전 시작합니다', '킥인을 합니다' 등 여러 버전의 녹음을 따놓는다. 녹음실에서 각 잡고 하는 게 아니라 중계하다가 잠깐 타임아웃 됐을 때 작가 혹은 모르는 막내급 PD가 쪽지 같은 걸 들고 와서 크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본방송에 쓰이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잘 모르고 그냥 보이는 대로 기계적으로 읽는다. 1년 동안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이 편집 조작이나 흐름 조작에 사용될 거라곤 상상 자체를 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조작에 가담한 게 아니냐는 반응에 결국 그는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배성재는 제작진과 자신의 상황에 선을 그었다. 그는 "본방송을 보면서 기억을 다 떠올리는 건 쉽지 않다. 축구 팬이라면 다들 아실 거다. 기대했던 팀과 기대를 못 받았던 팀이 붙었을 때 (기대 못 받던 팀이) 이기는 게 훨씬 충격적이고 예능을 뛰어넘는 재미인데 굳이 끼워맞춰 순서를 바꾸면서 텐션을 끌고 간 건 (제작진의) 굉장히 큰 착각이자, 축알못(축구를 알지 못함)이고, 윤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자신 역시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대응이 늦었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승부를 조작한다거나 흐름을 바꾸려고 제작진이 개입하려고 했던 게 제가 맨눈으로 보고 있는 한에서는 절대 없었다. 그 진정성은 내가 이 프로그램에서 아웃 되더라도 상관 없다. 선수와 감독은 진심이었고, 현장에서 100명 이상의 스태프가 다 보고 있었다. 절대 승부조작이 (눈 앞에서는) 없었고, 결과를 바꾼 적 없다. 그건 보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저도 '골때녀'에 크게 실망했다.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충격적이다. 누굴 비난하고 싶은 생각 자체도 없고, 아무 말씀 못 드리겠다. 두서 없이 말씀드려 죄송하다"라며 마무리했다.

앞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지난 22일 방송된 FC 구척장신과 FC 원더우먼 맞대결 장면 중 골이 들어간 순서를 제작진이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논란이 심화되자 제작진 측은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 저희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라며 조작 의혹을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