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해인・지수 주연 '설강화' 스태프입니다” 작심 글 올라왔다

2021-12-24 22:13

드라마 '설강화' 스태프가 논란에 대해 밝힌 입장
정해인-지수 등 미담까지 전하면서 해명해...반응은 엇갈려

드라마 '설강화' 스태프가 장문의 작심 글을 남겼다.

JTBC '설강화'
JTBC '설강화'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자신의 사진까지 인증하면서 '설강화' 관련 입장을 전한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자신이 현장 사진을 담당했던 사진가 조배건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자신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자이크 없이 사진이 공개됐다 / 이하 네이트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자이크 없이 사진이 공개됐다 / 이하 네이트판

그는 '설강화' 공개 이전부터 논란됐던 내용을 짚으면서 실제 방송이 된 후에는 그 논란이 가라앉을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본 16부작 대본에는 그 어디에도 논란 될 내용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크게 빗나갔다. 방송이 되자 청와대 국민청원이 재차 올라오면서 이 드라마가 '간첩이 민주화 운동에 관여했다', '안기부를 미화했다', '6월 항쟁, 5・18 민주항쟁 등 민주화 운동을 폄훼했다' 등 논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교묘한 거짓으로 여러분을 현혹시키는 게 아니다. 세 가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저는 이번 논란이 이해는 가나 공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라고 여기는 것을 짚었다. 그는 "베낀 게 아니라면 창작자의 창작물은 반드시 존중해줘야 한다. 그걸 대했을 때 내가 기분 나빠도 존중해줘야 한다. 소각하면 안 된다. 그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민주주의를 떠받드는 커다란 기둥 중 하나다. 그래야만 문화가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런데 '설강화'는 처음부터 모든 것이 허구라고 밝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우려하는 것들이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주인공 정해인과 지수 관련한 미담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정해인이 현장에서 꼭 "식사하셨나요?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말 뿐만 아니라 "뭐 드셨어요? 맛있었겠다. 연출부랑 같이 드셨어요?" 등 말을 더 붙여줬고 그것이 참 고마웠다고 밝혔다. 정해인이 보낸 문자메시지도 함께 첨부했다.

지수가 그에게 따로 챙긴 사인 CD를 첨부하면서 그의 인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조배건 씨가 쓴 입장문 전문을 확인하려면 '이곳'을 누르면 된다)

글을 본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국민성이 코로나로 인해 잠시 아픈 거라 생각한다. 분명히 저처럼 주말을 설강화로 마무리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다. 힘내시고 좋은 드라마 많이 만들어달라",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문제가 있는 작품이면 그만큼 소비하는 사람들이 적어질 테고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창작물을 다른 사람들이 마음대로 없애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읽으면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도 설강화는 16화 꼭 방송되어야 한다. 끝까지 응원하겠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등에서는 "비판하는 사람 바보 만드네", "뭐가 진짜 문제인지 모르나보다", "구구절절 핑계가 길다", "이러니까 더 욕 먹지", "말 같지도 않은 말 길게 썼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안기부는 민주화운동하던 사람한테 간첩이라고 누명 씌워 고문하던 모습이다", "안기부 미화가 왜 없나", "팩트 반박 없이 논점은 '창작의 자유' 하나네", "간첩이 민주화 운동에 관여한 게 아니라 여주가 간첩인 남주를 운동권인 줄 알고 숨겨준 것부터가 문제. 1, 2화만 봐도 안기부 서브 남주와 그 상대 여자 배역이 하는 행동부터 미화다. 간첩을 운동권으로 오해하며 안기부는 합리적인 기관처럼 나온 게 민주화 운동 폄훼이다" 등 여전한 부정적 의견도 보였다.

JTBC 드라마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 분)'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춰주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방영 이전과 이후 안기부 직원을 정의의 사도처럼 묘사하고 간첩이 미화된 모습으로 대학생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는 등 역사왜곡과 군부미화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JTBC는 "'역사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겼다"고 해명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