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터널서 벌어진 '대형 참사'… 어머니 보는 앞에서 딸이 사망했다 (실제 영상)

2021-12-23 10:36

만취운전 30대 남성 2㎞ 역주행
20대 여성, 어머니 앞에서 사망

2020년 12월 17일 서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저승사자와 처녀귀신 등으로 분장한 모델들이 음주 교통사고 차량 앞에서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 뉴스1
2020년 12월 17일 서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저승사자와 처녀귀신 등으로 분장한 모델들이 음주 교통사고 차량 앞에서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 뉴스1
30대 남성의 역주행 음주운전으로 인해 20대 여성이 어머니 앞에서 숨지고 말았다.

경남 거제경찰서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30대 A(남)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시 45분쯤 기아 K7 승용차를 몰고 거제시 양정터널을 역주행하다가 마주오던 현대자동차 액센트와 제네시스 승용차를 차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액센트 운전자인 20대 여성 B씨가 숨졌으며, 제네시스 운전자인 40대 여성 C씨가 부상을 입었다.

C씨와 B씨는 모녀지간이다. 이들은 당일 가게 영업을 마치고 각자 자신의 차량으로 귀가하다 A씨의 역주행 운전으로 인해 변을 당했다.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였다.

경찰은 A씨가 약 2㎞를 역주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사고의 내용은 인터넷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지난 19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음주 역주행 사고에 20대 사촌동생이 세상을 등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이 글이 해당 사고를 소개하고 있다.

글쓴이는 피해자의 사촌이다. 그는 "동일한 사고가 절대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뭐라고 하고 싶다"며 터널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2차선 도로로 달리던 사망자의 차량이 터널 출구를 앞에 두고 역주행 차량과 충돌한다. 충돌 직후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뒤따라 오던 차량들이 급정거를 하며 사고 현장 앞에서 가까스로 멈추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

글쓴이는 "이런 사고가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저희 가족에게 일어나게 되어 매우 당황스럽다"며 "아직 제 사촌동생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감옥에 갈까? 위험운전치사와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다른 사람의 사례를 살펴보자. 제주지법 형사1단독 심병직 부장판사는 만취 상태로 보행자 사망사고를 내 재판에 넘겨진 26세 남성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최근 선고한 바 있다.

이 남성이 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것일까. 연합뉴스에 따르면 심 부장판사는 "만취한 상태로 과속해 운전하다 횡단보도 근처를 지나던 피해자를 충격해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비슷한 사례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운전자도 있다. 역시 이달 초 광주지법 형사 9단독 김두희 판사는 위험운전치사와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4세 남성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법원은 제한속도가 시속 60㎞인 교차로에서 시속 126㎞로 과속 운전해 사망사고를 낸 이 남성에 대해 ”음주 상태에서 제한속도를 현저히 초과해 운전하다가 B씨를 치어 숨지게 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피해자 유족과 합의했더라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똑같이 피해자와 합의를 했음에도 형량이 극적으로 갈린 이유는 과속의 정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여부를 측정 중인 경찰. / 뉴스1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여부를 측정 중인 경찰.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