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준,“'2050탄소중립'은 선택아닌 필수”

2021-12-13 19:32

충북도 환경산림국장, 道수립 '3대 전략 10대 핵심과제' 중점 추진
“환경친구들(EFG)은 '깐부' ··· 사소한 것부터 환경사랑 실천” '보람'

김연준 환경산림국장(앞줄 오른쪽 세번째)과 유관기관 대표들이 지난 11월 9일 충북도의 탄소중립 추진단 회의 직후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2050탄소중립 실천의지를 다지며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 / 충북도제공
김연준 환경산림국장(앞줄 오른쪽 세번째)과 유관기관 대표들이 지난 11월 9일 충북도의 탄소중립 추진단 회의 직후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2050탄소중립 실천의지를 다지며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 / 충북도제공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화두인 가운데 대한민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탄소중립'을 표명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정책추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다. '탄소중립'은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인한 온실가스를 줄이고 배출된 온실가스가 산림이나 습지 등을 통해 흡수, 제거돼 실질적으로 배출이 '0'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 충북도는 지난 4월 '충청북도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하고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김연준 환경산림국장을 만나 탄소중립 실천 방안 등에 대해 들어본다.

▶ 탄소중립과 기후위기가 화두이다. 탄소중립을 더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는.

"UN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이 최근 발간한 6차 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를 인간 활동으로 인한 배출에 기인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인간에 의해 과거 2,000년 동안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기후가 온난화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에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의 1.5℃ 상승 억제를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발간(2018년)해 1.5℃ 상승 억제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경로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1.5℃ 상승할 경우, 산호는 70~90% 소멸하고 해수면은 0.26~0.77m 상승한다고 합니다. 또 북극 해빙의 완전 소멸은 10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고 남극의 해빙과 그린란드 빙상의 손실을 초래, 극한기상, 해양산성화, 생물다양성, 곡물수확량, 어획량 등의 위험도가 1.5℃에 비해 매우 증가한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도는 지난 11월 1일 충북문화재단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탄소중립 실천을 다짐하는 실천선언식을 가졌다. /충북도 제공
도는 지난 11월 1일 충북문화재단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탄소중립 실천을 다짐하는 실천선언식을 가졌다. /충북도 제공

▶ 얼마전 태평양 섬나라인 투발루 외교장관의 수중 연설이 기후위기 심각성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지난 11월 영국 글래스고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투발루 외교장관 사이먼 코페의 수중 연설은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해발고도가 약 2m 밖에 안 되는 투발루는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매년 0.5㎝씩 물이 차오르고 있어 국가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단지 투발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경우, 지난 55년 사이 해수면이 23.4㎝ 상승했고, 용머리 해안 탐방로는 2011년 연중 탐방 가능 일수가 214일이었던 것이 2020년엔 49일로 대폭 줄었습니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2011~2020년의 전 지구 표면 온도는 이미 1.09℃가 상승해 1.5℃라는 저지선에 임박했습니다. 기후위기를 방관할 경우, 회복이 불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인류에게 돌아오는 만큼, 탄소중립 실현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지난 4월 전국 광역시·도 중 6번째로 '충청북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

"그렇습니다. 도는 온실가스 배출구조를 크게 산업, 에너지, 수송, 농·축수산, 건물, 폐기물, 산림 흡수원 등 7개 분야로 나누고 분야별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통해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경제부지사를 필두로 환경산림국의 총괄관리 하에 11개 부서장과 외부전문가로 '탄소중립 추진단'을 구성,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도정 사업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 영향을 고려해 기후정책이 주류화될 수 있도록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의 시범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충청북도 기후변화 대응계획' 연구용역을 탄소중립의 견실한 이행을 위한 출발점으로 삼고, 정부 정책에 발맞춰 내실 있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는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 40% 이상 달성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정부의 의지에 적극 동참, 탄소중립 실현을 환경분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올인하고 있습니다."

충북도의 산업, 에너지, 수송, 폐기물, 농업, 산림흡수원 등 온실가스 부문별 감축 계획./충북도제공
충북도의 산업, 에너지, 수송, 폐기물, 농업, 산림흡수원 등 온실가스 부문별 감축 계획./충북도제공

▶ 기후변화로 도내 기온은 최근 50년간 평균 온도가 0.5℃ 상승하고 강수량도 크게 늘었다. 기후위기에 대한 도민들의 체감지수가 여전히 낮은 것 같은데.

"충북은 지난 1973~2020년까지 50여년간 지구온난화 등으로 이상기후가 발생, 평균기온은 11.1℃에서 11.6℃로 0.5℃ 상승했고, 이 기간 도내 평균강수량은 1235.0㎜에서 1261.3㎜로 26.3㎜ 늘었습니다. 이로인해 폭염, 강우 등에 따른 지역내 편차는 물론, 피해가 크고 공기질도 많이 나빠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구 평균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면 지구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지금의 기후위기는 공습경보가 아닌 실제상황입니다. 탄소중립에 대해 도민들께 이해를 구하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생활 속 실천에 동참을 당부 드리기에 앞서 충북도청은 전 공직자가 참여하는 '탄소중립 숨쉼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음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이 캠페인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리스트 중 하나를 택일,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캠페인입니다. 이시종 도지사를 포함, 도청 4,200여명 전 공직자가 각자의 실천리스트에 서명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도내 11개 시·군 전파는 물론, 도의 13개 출자·출연기관도 탄소중립 릴레이 실천 선언에 동참하는 등 숨쉼 캠페인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같은 도의 움직임에 도민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숨쉼 캠페인의 브랜드화를 통해 범도민적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으로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또한 충북환경교육센터의 운영을 통해 전 도민 대상으로 내실있는 환경교육을 확대 추진하겠습니다. 도,자치연수원에 '탄소중립'교육 과정을 개설해 내년부터는 공무원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 도가 실천 중인 '2050탄소중립'을 위한 전략과 핵심과제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지난 4월, 도는 '2050 탄소중립 실현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3대 전략 10대 핵심과제'의 중점 추진을 통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의지를 천명한 바 있습니다. 고효율 저탄소 중심 그린 산업구조로의 대전환을 위한 그린전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충북형 그린 新산업 육성 등 그린혁신, 지역 맞춤형 인프라 강화를 위한 그린기반 등 3대 전략 아래, 비금속광물 등 고(高)탄소 제조업 생산공정 개선사업 확대, 신·재생에너지 산업육성, 자원순환경제 생태계 조성 등 10개 핵심과제를 추진해 반드시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시대를 달성하겠습니다."

충북도 2050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시대와 신,재생에너지 산업혁신 거점지역 달성 목표와 3대전략 방향 및 10대 핵심 추진과제.
충북도 2050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시대와 신,재생에너지 산업혁신 거점지역 달성 목표와 3대전략 방향 및 10대 핵심 추진과제.

▶ 도내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은 전국대비 3.8%. 특히,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인 시멘트사 등 제조업 비중은 47%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온실가스 감축 대비책은?

"도는 2017년 기준 순배출량인 22,912천톤 이상을 감축해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시대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2030년까지 17조 2,941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특히, 우리 도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8%를 차지하고 있는 시멘트 산업의 CO2 포집기술 및 청정연료 생산 실증 사업의 추진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연간 84만톤을 감축하겠습니다. 아울러 메탄올 등 청청연료 생산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탄소중립을 미래 새로운 먹거리로 창출할 계획입니다."

▶ 저탄소생활 실천 및 미세먼지 관리 시행계획, 친환경자동차 보급, 수소충전소 구축, 대기·수질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관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기후위기 시대, 앞으로 10년은 인류의 생존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란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탄소중립 홍보를 더욱 강화 하고 저탄소생활 실천을 위해 '환경교육센터(1개소, 1억5천만원) 운영을 지원하며, 제3차 환경교육종합계획을 수립, 도민 인식 확산에 나서겠습니다. 또한 도내 15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탄소포인트제를 운영, 인센티브(4억 5천만원)를 지급하겠습니다. 미세먼지는 도의 관리 시행계획에 따라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16년 대비 24년'까지 35% 이상 저감(26㎍/㎥ → 16㎍/㎥) 하기 위해 산업, 수송, 발전 등 6개 부문 16개 추진과제와 62개 저감 대책을 중점 추진하겠습니다. 내년에 전기차는 7,119대, 수소차는 1,309대 보급 계획으로 자부담 포함 총 4,2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 친환경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현재 5개 시·군 8개소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8개소를 구축해 도내 전 시·군에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장에 나설 계획입니다. 약 5,600여개 대기·수질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에 대해서는 정기·수시 점검과 시·군,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의 합동·교차 점검으로 배출업소의 적정 관리를 유도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탄소중립기본법에는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녹색국토 관리를 위해 각종 계획의 수립과 시행에 기후위기 대응에 관한 사항을 반영토록 의무화 돼 있는 만큼, 관련 제도나 정책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재종 옥천군수(왼쪽 네번째) 등 충북도내 환경친구들(EFG)이 옥천군 관내에서 쓰레기줍기 행사를 하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재종 옥천군수(왼쪽 네번째) 등 충북도내 환경친구들(EFG)이 옥천군 관내에서 쓰레기줍기 행사를 하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일상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 방안이 있다면.

"온실가스가 뭔지 탄소중립이 뭔지 전문 용어에 대한 이해와 별도 학습이 없어도 누구나 생활 속에서 쉽게 동참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지난 4월 15일 '충청북도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데 연간 8.4kg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따져보니 이는 나무 1.3그루를 식재하는 효과입니다. 또 종이타월 대신 개인 손수건 사용하기, 용기내서 용기(容器)내기, 냉난방기 적정온도 유지하기, 자동차 트렁크 정리하기, 종이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등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한다면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 그렇군요. 도내 환경친구들(EFG) 활동이 활발합니다.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도 갈수록 늘고 있고요.

"환경친구들(Eco Friends Group)은 제가 지난 8월초 페이스북에 개설한 그룹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활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탄소중립의 시급성을 알리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시작했습니다. 어찌보면 힘들고 불편할 수 있는 환경사랑 운동에 환경감수성이 높은 페친들이 흔쾌히 동참해 주셨고, 매일매일 각성과 실천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황량한 들판에 '희망의 꽃'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계십니다. 환경친구들의 활동은 크게 대대적인 쓰레기 줍기운동(줍깅, 플로깅)과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대면·비대면 환경교육 실천을 들 수 있습니다. 담배꽁초나 불법소각, 과대포장 등 환경에 적대적인 환경오염 행위의 실상도 고발하고요. '탄소중립'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과 개인별 실천사례도 공유하고 환경분야 전문 서적을 읽고, 강좌를 시청한 후 핵심 내용도 공유합니다. 특히,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분위기 확산을 위해 각자 SNS 프로필 사진에 '탄소제로' 문구넣기와 쓰레기관련, 표어 경진대회 등을 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다수가 모이면 그 힘은 어마어마해집니다. 영화 오징어 게임의 '깐부'처럼 단단한 결속력으로 무장된 다수의 힘을 새삼 느낍니다. 환경친구들 가입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김연준 환경산림국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10월 제43주년 자연보호헌장 선포 기념일에 도지사 표창을 받은 도내 35명 중 대표인사 3명에게 표창 전수식을 가졌다. 10년째 아파트 주변 청결운동을 몸소 실천한 청주시 최성태(왼쪽)씨와 옥천군 관내 쓰레기를 수거해 온 혜철스님(오른쪽 두번째), 그리고 진천 노인복지관 운영을 하며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실천해 온 임수정(맨오른쪽)씨. /ESG친구들
김연준 환경산림국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10월 제43주년 자연보호헌장 선포 기념일에 도지사 표창을 받은 도내 35명 중 대표인사 3명에게 표창 전수식을 가졌다. 10년째 아파트 주변 청결운동을 몸소 실천한 청주시 최성태(왼쪽)씨와 옥천군 관내 쓰레기를 수거해 온 혜철스님(오른쪽 두번째), 그리고 진천 노인복지관 운영을 하며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실천해 온 임수정(맨오른쪽)씨. /ESG친구들

▶ 도민들에게 특별히 탄소중립과 기후위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탄소중립은 생활 속 불편함을 감수하고 실천하면 됩니다.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환경감수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간 우리의 일상은 무분별을 넘어 폭력적인 소비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었음을 실감합니다. 단적인 예로 일회용품 사용으로 당장 내 생활은 편리할지라도 그 일회용품이 쓰레기가 돼 지구생태계와 미래세대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두렵기까지 합니다. 때문에 도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안전망과 대응시스템 구축 등 탄소중립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민의 환경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배출한 온실가스로인해 미래 우리 후손들이 생존을 위협 받아서는 안됩니다. 나 보다는 우리 아이, 미래세대를 위해 '탄소중립' 생활 실천에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환경은 실천이며, 깨끗한 환경이야말로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home 임정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