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단체가 감형을 노리고 1000만 원을 기부한 폭력 가해자의 후원금을 거절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8일 여성 인권단체인 한국여성의전화(이하 여성의전화)에 1000만 원의 기부금이 입금됐다. 여성의전화는 여성 폭력 피해자 등을 지원하는 단체로 일부 여성 폭력 가해자들이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거액의 기부를 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법원에 여성 단체 후원 영수증을 제출해 감형을 노리는 것이다.
여성의전화 측은 갑자기 입금된 고액 후원에 다른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여성의전화 측은 입금 은행에 연락해 후원 목적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여성 폭력 가해자가 재판에서 감형을 노리고 거액을 입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의전화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후원금 1000만 원을 전액 반환했다.
여성의전화 측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이 여성단체에 대한 기부를 가해자의 반성으로 인정하고 양형 기준의 감경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기부가 가해자의 감형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법원을 비판했다. 이어 "양형 기준을 정비하고 판사들의 인식을 제고해 이 같은 일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성범죄 재판에서 '진지한 반성'은 감형 참작 사유로 반영된다. 대법원에서 성범죄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1만 1336명 중 64% 정도인 7236명이 '진지한 반성'을 이유로 감형을 받았다. 여기에는 피해자와의 합의, 사과 등과 함께 반성문과 기부 등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성범죄 상담 변호사들은 피의자들에게 기부 외에도 반성문과 봉사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n번방 가해자들도 비슷한 형태의 기부를 한 게 드러나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인벤 네티즌들은 "저런 걸로 감형이 된다는 점이 어이없다", "양심이 살아있는 단체 같다", "아무리 변호사가 의뢰인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함이라지만 생각해 낸 게 저런 거라니", "돈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면피책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