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뭘 봤기에… 이재용이 귀국하자마자 내놓은 비장한 한마디

2021-11-26 09:27

24일 김포공항 통해 귀국한 후 기자들에게 털어놓은 속내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의 논의 내용 질문엔 묵묵부답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는 모습. 지난 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입지 등을 매듭 지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는 모습. 지난 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입지 등을 매듭 지었다. /뉴스1

5년 만의 미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4일 오후 4시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들 앞에서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출국해 10박 11일간의 미국·캐나다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출장 기간 글로벌 제약회사인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 의장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버라이즌 등 세계적 바이오·IT 기업 경영진들을 만나 미래 사업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으로선 바이오(모더나), 차세대 통신(버라이즌), AI와 미래 플랫폼(마이크로소프트·구글) 현장을 목격하고 삼성전자 위치를 가늠하는 기회였던 셈.

이와 간련해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투자도 투자지만 현장의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제가 직접 보고 왔다"며 "마음이 무겁다. 나머지 얘기는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 경영진 등과의 만남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엔 침묵했다.

이 부회장이 언급한 ‘냉혹한 현실’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화두로 삼은 ‘위기와 변화’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에서 어느 때보다도 성공을 거둔 현재 위기감을 느끼고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유수의 기업들을 보며 절감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출장 이후 1년 1개월 만이며 미국 출장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제2공장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