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러 온 회원에 “뚱땡이시네요” 비꼰 헬스장…환불도 못 해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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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땡이, 조롱 투이나 모욕죄 안돼
환불 못 해준다는 계약조항은 무효

누구나 한 번쯤 상대방을 겉모습으로 품평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사소한 잘못이라고 넘길 수 없을 법한 외모 비하의 글은 당사자의 분노를 자극한다. 한때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헬스장 뚱땡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A씨는 결혼을 앞두고 체중 관리를 위해 서울 강서구의 한 헬스장 이용권을 3개월 치 끊었다. 이용권 30만6000원에 20회분 맞춤형 운동(퍼스널 트레이닝·PT) 비용이 10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투자했다.
A씨는 개인 트레이너 B씨를 배정받아 운동을 배우기 시작했다. A씨는 B씨와 매 끼니 메뉴를 공유하며 식단을 관리했다.

15회차 수업을 진행하던 그 날도 A씨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점심 메뉴와 칼로리, 몸무게를 B씨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문제는 그다음 B씨가 날린 답장이었다. B씨는 A씨를 향해 대뜸 "뚱땡이네요"라고 핀잔을 줬다. B씨는 곧바로 "실수"라며 사태를 수습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기분이 상한 A씨는 "가뜩이나 살쪄 자존감이 낮은 상태인데 너무 무례하다. 사과 한마디 없이 달랑 실수라고 보낸 것도 기분 나쁘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선생님에게 PT 못 받겠다"고 통보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A씨는 곧장 헬스장으로 달려가 관계자에게 눈물로 상황을 설명하며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자 헬스장 측은 "그래도 PT 받으면서 체중 감량하신 듯 하다"며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계약서에 '환불 불가'라고 쓰여 있으니 환불은 안 되고 트레이너만 교체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한술 더 떠 굳이 환불을 원하면 B씨 개인의 실수이니 B씨 본인의 월급에서 받아 가라는 터무니없는 말까지 했다.
A씨는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 요청이 아닌데 왜 헬스장 규정에 따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따졌지만 소용없었다.

해당 트레이너는 사태가 악화한 다음에야 A씨에게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귀여워 보여서 장난 겸 친근감으로 한 표현이었다"는 황당한 해명을 늘어놓았다.
이 상황은 크게 2개의 법적 쟁점이 걸려 있다.
우선 A씨 입장에선 체중 관리를 도와줘야 할 B씨가 자신을 뚱땡이로 놀렸다면 분기탱천할 만하다. 그렇다고 B씨를 모욕죄로 고소하기엔 무리가 있다.
형법상 모욕죄가 공연성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다수가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특정 대상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사용했을 때만 죄가 성립된다. 그러나 A씨와 B씨의 대화는 1대1 메신저 대화방에서 이뤄졌다.
또한 헬스장 측은 A씨의 환불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무조건 환불을 못 해준다는 계약조항은 무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