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도움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훗날 통 크게 되갚은 동화같은 친구의 미담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남편 친구한테 200만원을 받았어요'라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을 미소 짓게 했다.
글쓴이인 주부 A씨의 남편에게는 죽마고우가 있다.
15년 전 이 친구는 끼니를 라면으로 때울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A씨 부부도 넉넉한 처지가 아니어서 남편 친구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진 못했다.
다만 이 친구가 집으로 찾아오면 나눔을 베풀었다. 푸짐한 한 끼를 대접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덤으로 반찬을 싸주기도 했다.
그 후로 A씨 부부가 외국에서 거주한 관계로 서로는 소식이 자연스레 끊겼다.
그런데 A씨 부부가 귀국한 후 어느 날 이 친구로부터 깜짝 연락이 왔다. 주위에 물어물어 연락처를 알아냈다는 설명과 함께.
드디어 몇 년 만에 A씨 집에서 세 사람은 재회했다. 그 새 친구는 풍채가 달라 보였다. 알고 보니 A씨 부부가 한국을 떠나있는 동안 사업에 성공해 떼돈을 벌었던 것. 어엿한 사장님으로 변신해 있었다.
친구는 A씨 부부에게 "그때 얻어먹었던 밥을 잊을 수가 없었다"며 "두고두고 잘 하주겠다"고 고마워했다. A씨는 그냥 "앞으로 편하게 오가면 되죠"라고 원론적으로 화답했다.
그런데 친구는 집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갑자기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 세탁기를 교체하라며 A씨 부부에게 200만원을 건넸다.
민망한 A씨 부부가 "절대 안 받는다"고 하자, 친구는 "안 받으면 앞으로 편히 못 볼 것 같다"며 강제로 세탁기 값을 떠안겼다.
A씨는 "자꾸 웃음이 비실비실 나온다"며 "통돌이 세탁기를 10년 넘게 쓰고 있는데 이번에 좋은 걸로 바꿔 보려 한다"고 글을 맺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멋진 친구네", "복은 돌아온다", "착하게 살아야 함", "은혜를 잊지 말아야 성공해도 보람이 있는 것" 등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삐딱한 댓글러들도 있기 마련.
"친구에게 승용차도 낡았다고 보여줘라", "그 돈으로 냉장고를 바꾸라. 다음에 놀러 왔다가 다시 200만원 두고, 세탁기 바꾸라고 할 듯", "200만원 주고 다음에 또 200만원 주고 서너 번 하다 갑자기 사업자금 필요하다고 보증 요구할 듯" 등 악성 댓글도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