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8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 ‘신의 직장’ 한전이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와 한국전력의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에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터져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탈원전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 정책 탓에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고,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과 산업계의 부담만 더해졌다고 지적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답변에서 이번 전기요금 인상과 원전 비중 축소, 방만 경영 등이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원전이 실제로 줄어들기 시작하는 2025년 이후부터는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후환경요금도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감에서 전기요금 인상 원인을 두고 야당 의원과 피감기관인 한전과 설전를 벌렸다. 앞서 한전은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국제 유가 상승 등 높아진 에너지 비용을 반영해 기존 ㎾h당 -3원에서 0원으로 올린 바 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유럽연합(EU) 사례를 예로 들며 "신재생에너지 특성상 간헐적으로 원하는 기간에 사용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발전량을 대체하기 위해 그나마 탄소가 적은 천연가스를 사용하다 보니 가격이 폭등하게 되고, 발전원가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린플레이션(그린+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다른 산업 분야나 민간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질타했다.
이철규 의원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원전 줄여나가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정책으로 가고 있다"며 "어떻게 전기요금 오르지 않을 수 있나. 이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최승재 의원은 "전기요금 체납액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청구서'가 날아왔다고 한다"며 "한전이 시한폭탄을 떠안은 상황인데 전기요금 3원 인상이 초래하는 나비효과의 대책은 무엇이냐"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정 사장은 "탈원전 정책 때문에 요금 상승 요인이 발생한 것이 아니고 원전의 기본적인 설비 용량이 늘고 있다"며 "원전이 줄어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 연료비 급등 요인으로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답변에 이주환 의원은 "답변의 취지를 보면 탈원전의 '탈'자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는 듯한다"며 "상식적으로 비싼 연료(LNG)를 때 전기를 생산하면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정 사장은 "오는 2030년 되면 원전을 줄이는 것으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10%가량 있다고 차관 시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간이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어떤 이유든 전기요금이 올랐다"며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공기업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해야 한다"고 연이어 지적했다.
정 사장은 "지적 취지에 대해 충분히 유념하고 만약에 방만하거나 혹은 더 긴축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서 잘 관리하겠다"며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비용과 온실가스배출권거래비용(ETS)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현실을 무시한 탄소중립 및 탈원전,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급상승하는 RPS, ETS 비용이 전기요금에 반영돼 국민에게 부담이 갈 것"이라며 "매년 RPS 비율을 상향조정하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