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음란물 중독을 걱정하는 청소년에게 뜻밖의 조언을 남겨 이목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다큐플렉스-오은영 리포트' 2부 '청소년의 성(性)' 편에서는 사춘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 오은영 박사와 상담을 진행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15살 남자아이 현호(가명)를 둔 엄마는 "아들이 음란물에 중독된 것 같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사연을 전해왔다. 그는 "두세 달 전에 큰아들이 울면서 제게 '음란물을 봤는데 너무 죄책감이 들어 여기 왔다'고 하더라"며 “저는 그때 ‘그럴 수 있어’,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면서 정리했다.
아이가 제게 이런 도움을 요청할 때 제가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를 모르겠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무서운 건 아들이 ‘자기가 조두순 같은 성범죄자들처럼 자라면 어떡할까 무섭다’라고 얘기하더라. 땅으로 꺼진다는 말밖엔 떠오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 박사는 현호와 직접 대화를 나눴다. 그는 현호에게 음란 동영상 시청 빈도, 자위 여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현호는 자신의 상황과 마음을 솔직하게 오 박사에게 고백했다.
오 박사는 "유아 자위행위와 청소년 자위행위는 방법과 방식이 같다. 하지만 완전 다르다”며 “같은 자위행위를 하더라도 청소년기 이후엔 성적 판타지가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성적 파트너가 없지 않냐. 그렇다면 호르몬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나 성 충동을 건강하고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야한 동영상을 보지 않고도 자위행위가 가능하냐”라고 현호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현호는 "그럴 때가 있다"고 답했다. 오 박사는 "성 호르몬이 왕성할 나이다. 성적 충동도 많고 자위행위도 극에 달한다. 그런 것들은 네 나이에 따른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매일 하느냐 이틀에 한 번 하느냐 일주일에 한 번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걸로 인해 학교생활이나 또래와의 관계나 사회적 역할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음란물은 자극이 강한 성적 판타지가 제공돼서 그거에 익숙해지면 수위 낮은 자극이 너에게 와닿지 않는다. 음란 동영상 없이 자위행위하는 걸 시도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고 "네가 지금 동영상을 보는 건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부분이 아니어서 부적절한 감이 온다. 나는 그게 더 걱정된다.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대화를 해나가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