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대기층까지 다 지은 아파트 3000채… 진짜로 부술 가능성 높아졌다

2021-10-06 11:07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격 박탈 가능성 있다
문화재청장 “왕릉뷰 아파트 원칙대로 처리”

김포 장릉 인근 검단신도시 아파트 / 뉴스1
김포 장릉 인근 검단신도시 아파트 / 뉴스1
이미 꼭대기층까지 올린 아파트를 전면 철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까.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있는 조선 왕릉인 김포 장릉의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방건설·대광건영·금성백조 3개 건설사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문화재청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문화재청을 향해 잇따라 비판을 제기하자 이처럼 밝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문화재청이 애초에 2019년부터 진행된 공사를 파악하지 못해 공사 진행을 막지 못했다"며 "아파트를 철거해야 하느냐, 아니면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취소돼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입주 예정자, 건설사와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문화재청이 마치 당사자가 아닌 것처럼 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문화재청이 지난 5월 김포 장릉 인근에서 허가 없이 고층 아파트가 건설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7월 유네스코에 불법적 건설 사실이 없다고 허위 보고를 했다면서 책임자 중징계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김포 장릉을 포함한 조선 왕릉 전체의 유네스코 등재 삭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배 의원은 “유네스코에 왕릉이 일괄 등록돼 있다”면서 “장릉이 삭제되면 39기의 다른 왕릉도 취소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문화유산인 리버풀 해양무역 도시의 경우 리버풀의 도심 재개발로 도심 경관이 심하게 바뀜에 따라 올해 세계유산 자격이 박탈됐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올라간 아파트의 철거를 촉구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이 6일 현재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청원인은 “김포 장릉은 파주 장릉과 계양산의 이은 일직선 상에 위치해 파주 장릉-김포 장릉-계양산으로 이어지는 조경이 특징”이라면서 “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는 김포 장릉-계양산의 가운데에 위치해 이런 조경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살 철거를 요구한 셈이다.

한편 허가받지 않은 아파트는 ▲대방건설의 ‘디에트르 에듀포레힐’(20층·1417가구) ▲대광건영의 ‘대광로제비앙’(20층·735가구) ▲금성백조의 ‘예미지트리플에듀’(25층·1249가구)다. 모두 3000 가구가 넘는다. 현재 모두 꼭대기층(20~25층)까지 골조가 건설된 상태다. 이미 분양이 완료됐다. 아파트 입주 예정월은 내년 6~9월.

경기 김포시 풍무동 장릉(사적 제202호)에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 뉴스1
경기 김포시 풍무동 장릉(사적 제202호)에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