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은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기 수원은 지난해 2월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상승세가 살짝 가라앉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수원 집값이 전반적으로 뜨는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지목된다.
우선 신분당선 연장, 신수원선 개통 등 다양한 교통 호재를 꼽을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건 큰 메리트다.
직주근접이 가능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수원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 본사가 위치해 있어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수원은 경기도에서 매년 1만가구 이상 아파트를 분양한 도시 중 몇 안 되는 ‘미분양 아파트 제로’ 지역이다. 수원이 다른 경기도 주요 도시보다 노후 주택 밀집도가 높은 탓이다. 광교를 제외한 기존 구도심에는 낡은 주택이 많다 보니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풍부하다.
뒤집어 보면 연식이 꽤 된 구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로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수원 1.6억 아파트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정보가 한 예다.
글쓴이는 "수원, 용인만 가도 1억, 2억원대 집이 널렸다"라며, 아파트실거래가앱 '호갱노노' 자료를 근거로 영통구 망포2동 소재 저렴한 아파트 단지들을 짚었다.
영통구는 수원의 전통 부촌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영통구의 평균 아파트매매가격은 6억5450만원이었다. 강서구를 포함해 서울시 10개구의 집값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런 곳에 1억, 2억원대의 아파트가 잔존한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그 중에서도 글쓴이는 대표적으로 '세흥'아파트를 단지 정보와 사진을 곁들여 소개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세흥아파트는 1991년 완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운 구축아파트다.
총 96세대 1개동으로, 공급면적 기준 65㎡(약 20평)와 68㎡(약 20.6평) 두 타입이 있다. 모두 방 2개에 화장실 1개 구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65㎡형이 지난달 1억6000만원(6층)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올 1월에는 2억원, 2월에는 1억9000만원에 나갔다. 약 6개월 새 몇천만원이 하락했다.
68㎡형은 지난 1월 1억5800만원(1층)에 팔렸다.
얼핏 아파트 1층이라는 '핸디캡'이 거래가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상 아파트 1층은 조망권과 사생활 보호에 취약한 편이어서 소비자들이 꺼린다.
그런데 KB국민은행 기준 65㎡형의 매매 시세는 1억9000만원 내외다. 반면 68㎡형은 1억8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사이즈가 다소 큰 타입이 몸값이 되려 낮은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 아파트의 향후 집값 향방은 가늠하기 어렵다.
재건축 연한은 충족했으나 입지 여건, 사업성 등을 따져볼 때 조만간 재건축 절차가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물론 재건축 실추진없이 호재만으로도 집값이 당겨지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