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역 오토바이 참사 현장, 한 배달원이 울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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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역 오토바이 참사 현장 찾은 배달원
“사회는 이들을 뼈가 으스러지도록 이용하고...”

한 배달원이 선릉역 오토바이 참사 현장을 찾은 뒤 남긴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배달기사들이 모인 네이버카페 '배달세상'에는 '선릉역 아침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참사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첨부하며 "간밤에 많은 분이 다녀가신 흔적이 있다. 저는 오늘 일 시작 전에 들렀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진에는 다른 배달원들과 시민들이 사고 오토바이에 놓고 간 꽃다발과 술병 등이 담겼다.

네이버카페 '배달세상'
네이버카페 '배달세상'

그는 "단상과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져서 좀 말끔히 치우고 잠시 기도를 드렸다"며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바라고 이 세상에서의 고통은 이제 끝났으니 평안히 쉬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더불어 현재 살아있는 몇십만 명이 될지 모르는 배달기사들... 그들은 자의반 타의반 도로 위의 무법자로 낙인찍힌 채 1~2만 원 짜리 음식 봉다리를 들고 오늘도 뛰고 있다. 욕은 우라질나게 들으면서"라며 배달원이 처한 현실을 언급했다.

그는 "사회는 이들을 뼈가 으스러지도록 이용하고 또 필요하면서도 한쪽에서는 천대하고, 한쪽에서는 욕을 한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디 저를 포함해 의지할 데라고는 오토바이 안장뿐인 이들에게 각자 한 분 한 분 몸과 마음을 지켜주시고 밑바닥 우리들에게 은총을 내려주십사 기도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26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선릉역 사거리에서 배달 오토바이와 화물차 간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후 처참한 사고 현장 사진과 블랙박스 영상 등이 온라인에 퍼지며 큰 관심을 모았다.

커뮤니티 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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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원들이 모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은 27일 오전, 사고 현장에서 숨진 배달원을 위한 추모식을 열기도 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사망한 라이더가 우리의 모습이다"며 "사고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그 라이더는 바로 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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