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게임 기업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사내 성차별 소송에 휘말린 가운데 J. 알렌 브렉 대표가 사임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포브스 등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임직원에게 사내 이메일로 "J. 알렌 브렉 대표가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후임으로 젠 오닐과 마이크 이브라 공동 대표 체제가 될 것"이라며 "두 사람은 여성과 성별, 민족, 성적 취향을 불문하고 안전하고 환영받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에게 헌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J. 알렌 브렉은 지난 2006년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합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제작 등을 총괄했다. 지난 2018년 10월부터 대표직을 맡아왔으나 지난달 불거진 사내 성차별·성희롱 사건으로 15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기관 공정고용주택국(이하 DFEH)는 여직원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지속적인 성희롱 혐의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소송을 제기했다.
DFEH 측이 LA고등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 여직원 중 20%가 지난 2년간 보수, 직무 배정, 승진, 해고 등 인사 전반에 걸쳐 불이익을 겪었다. 이에 대해 경영진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
이뿐만이 아니었다. DFEH 측은 블리자드가 사내에 '프랫 보이(Frat boy)' 직장 문화를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프랫 보이'는 남성성이 강하고 성적으로 문란한 남자 대학생을 의미한다. 이 같은 사내 문화에 남직원들은 여직원들에게 음담패설을 하는 등 성희롱이 만연했다고 한다.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최근 한 여직원이 출장 중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맺은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사내 파티에서 남직원들이 고인이 된 여직원 누드 사진을 돌려봤다는 것. 블리자드 측은 "과거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온라인상에는 전 직원들의 폭로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곳에서 13년 7개월간 일하다 퇴사한 여성은 "나는 남성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직원 중 한 명"이라며 "퇴사 전까지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아무 말도 못 했다"고 밝혔다.
소프트 엔지니어로 1년 1개월간 일한 여성은 "정말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것"이라며 "게임 라운지에서 성관계를 목격하지 않은 사람, 사내 성희롱을 당하지 않은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폭로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14명의 여성들이 추가 폭로 글은 올린 상황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자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게입 기업이다.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하스스톤 등 다양한 인기 게임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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