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한국에 SOS를 치고 있다.
미군 95%가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여러 도시를 장악하고 있다. 탈레반이 과거 정부나 외국 기관에서 일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에 대한 보복 테러에 나섬에 따라 과거 한국에 협력했던 현지인들의 목숨 역시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병원과 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는 지방재건팀(PRT) 공식 임무를 수행했다. 미군 바그람 기지에 세워진 '바그람 한국병원'에서는 총 45만 명이 일했다. 한국 직업훈련원도 400여 명의 인력을 배출했다.
지난 1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바그람 한국병원에서 통역사로 근무했던 미르 지아우딘 세디키는 "탈레반은 2주 전에도 정부 기관에서 근무했던 마을 주민 6명을 끌고 가 신체를 잔인하게 훼손하면서 살해했다"라고 현지 상황을 알렸다. 그는 "지난달에는 한국 병원 동료였던 수나툴라가 바그람의 개인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괴한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자국에 협력했다가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한 현지 주민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동원 중이다. 한국 기관 근무자들 역시 한국의 구제를 기대하고 있다. 세디키에 따르면 과거 한국 관련 기관 근무자와 그 가족 중 아프가니스탄 탈출 및 이주 지원을 바라는 이들의 수는 20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 당국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인으로부터 비자 발급, 이주 등과 관련된 공식 서류 신청은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며 "당국도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누리꾼은 "인도적 차원에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값싼 동정심에 화를 당한다. 냉정할 때는 냉정하자" 등 의견을 내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