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도둑고양이' 대신 '길고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했다.
국립국어원 3일 발표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주택가 따위에서 주인 없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라는 뜻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공식 등재됐다.
도둑고양이는 기존에는 '사람이 기르거나 돌보지 않는 고양이'였지만 길고양이가 등재되면서 '몰래 음식을 훔쳐 먹는 고양이라는 뜻으로 길고양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로 변경됐다.
도둑고양이가 갖는 부정적 뉘앙스 때문에 반려인들 사이에서 길고양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지는 한참 됐다. 정부 문서도 2010년대 이후 도둑고양이 대신 길고양이라는 표현을 사용 중이다. 포털과 민간기업 사전은 이미 길고양이를 대체한 지 오래다.
국립국어원에 길고양이 표현 등재를 요청해왔던 서대문구길고양이동행본부 조은영 대표는 "자칫 누군가에게 동물학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지칭으로 불리던 단어가 이제야 온전한 자리를 찾았다"며 "이제는 우리 동네 전염병을 옮기는 쥐를 막아주는 지킴이라는 의미의 동네고양이로 자리매김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국립국어원은 길고양이 외에도 '미용실', '기름종이', '스카프' 뜻에서 '주로 여자들이 사용한다'는 서술을 삭제하는 등 달라진 시대 변화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