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떠한 어려움에도 완벽하게 대응하는 교과서 같은 영웅은 없다. '정글 크루즈' 속 인물들은 실수를 연발하고, 때론 앞에 놓인 어려운 이를 돕기 위해 대의를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인간적이고 마음이 간다.
여름철 극장가를 겨냥한 디즈니의 신작 '정글 크루즈'는 미지의 세계 아마존을 배경으로 한다. 식물 탐험가 릴리(에밀리 블런트) 박사는 의학의 미래를 바꿀 치유의 나무를 찾기 위해 아마존으로 오게 되고, 그곳에서 재치 넘치는 크루즈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와 만난다. 두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의기투합해 치유의 나무를 위한 항해를 하는 과정이 작품의 큰 줄거리다.

아마존을 배경으로 한 작품 답게 볼거리는 확실하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를 보는 것 같은 환상적인 자연 풍경은 관객들에게 극한의 시각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드웨인 존슨의 보장된 액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정글 크루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프랭크가 아닌 릴리 박사다. 여성이 바지를 입는 것조차 어색했던 1910년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계에서 배척됐던 그는 그러한 냉정한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이 믿는 바를 이루기 위해 멈추지 않는다.

특히 릴리 박사의 여정은 완벽하지 않아 더욱 마음이 간다. 여느 다른 액션 영화들에서처럼 화려한 무술 솜씨를 보여주는 대신 릴리 박사는 종종 실수하고 우스꽝스럽게 넘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쩌면 '정글 크루즈'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 부분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재해석,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 여름철에 적격인 시원한 시각적 효과 등 '정글 크루즈'은 뚜렷한 여러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메시지는 '완벽하지 않아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성공의 바탕에는 수많은 실패가 있다. 어떠한 위대한 업적도 어설프게 내디뎠던 한걸음에서부터 시작됐다. '알파걸', '슈퍼맘' 등 일하는 여성들에게 '완벽'을 강요하는 수식어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글 크루즈'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127분. 12세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