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장관이었다면…” 열사병으로 숨진 고 심준용 상병 어머니가 남긴 글

2021-07-25 17:06

GP 수색정찰 임무 수행 중 쓰러져 사망한 장병
장병의 어머니가 밝힌 안타까운 심정

강원도 고성군 DMZ 내 GP(비무장지대 감시초소) 수색 정찰 중 열사병으로 숨진 육군 22사단 소속 장병의 어머니가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4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육군 22사단 소속 의무병 심준용 상병의 어머니가 쓴 글이 공개됐다.

심 상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코로나 예방접종을 받고 군대로 복귀한 지 하루도 안 돼서 작전에 투입됐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방탄조끼를 입고 방탄모를 쓰고 등에는 군장을, 앞에는 아이스 패드가 든 박스를 메고 경사가 37도~42도인 가파른 산길을, 혼자 걷기도 힘든 수풀이 우거진 길을 내려갔다더라"라며 "몸 어디로도 열이 발산되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여갔을 거다. 몸속은 이미 활활 타고 있었을 텐데 물 한 모금으로, 잠깐 쉬는 휴식으로 그 불을 끄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웬만하면 힘들다는 얘기도 안 하는데 힘들다는 말을 세 번이나 했고, 귀대과정 오르막에서는 이상증세도 보였다고 한다. 앞사람 총기를 잡고 오르거나, 다리를 잡고 올랐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괜찮냐고 물으니까 괜찮다고 갈 수 있다고 하더니 길이 아닌 다른 곳을 향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잠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라며 심 상병이 쓰러질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심 상병이 쓰러진 다음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도 접근이 쉽지 않아 약 4시간이 소요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심 상병의 어머니는 "뇌는 주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어있다고 하고 팔다리는 경련을 일으키고 혈압은 70 밑으로 떨어져 있고.. 눈썹 위 아주 작은 긁힌 듯한 상처에서 나온 피가 멈추지 않고 흘렀다. 혈소판이 정상인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고, 혈전이 생겼다고 하고 병원에서는 오늘 넘기기 힘들다더라"라며 결국 아들이 열사병을 진단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 아이의 사인은 열사병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제 아이의 엄마가 장관이었거나 제 아이의 아빠가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이나 별을 단 장성이었다고 해도 같은 결과였을까?"라며 억울한 심정을 털어놨다.

앞서 지난 1일 강원도 고성군 22사단에서 의무병인 심준용 상병이 DMZ 작전 중 쓰러졌다. 심 상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했고 일주일 만인 8일 오후 사망했다. 군은 작전 중 순직한 고인을 상병으로 1계급 추서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다.

심 상병 어머니가 쓴 글 전문 / 이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심 상병 어머니가 쓴 글 전문 / 이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home 방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