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어머니가 비상장 다단계 코인에 전재산 수억원 투자 후 제 연락을 안 받습니다”

2021-07-19 17:48

이더리움으로만 거래되며 출금도 안 되는 '콘페X 코인'
“가보니 70~80대 어르신들뿐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뿐”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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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지 사기꾼들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속아 비상장 다단계 코인에 대출금을 포함한 전재산을 쏟아부은 60대 여성. 아들이 이를 만류하려고 하자 연락을 아예 차단해버린 사연이 먹먹함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비트코인 갤러리에 '너무 힘듭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이는 어머니가 전재산을 비상장 다단계 코인에 투자한 후 잠적했다는 내용의 글이다.

글쓴이는 "너무 힘들어서 조언을 얻기 위해 이곳에 글을 남긴다. 저희 어머니께서 최근에 '콘페X 코인'이란 비상장 코인에 투자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관련 회사에서 매주 교육을 한다길래 직접 다녀와 봤다. 저희 어머니를 제외하면 제일 젊으신 분이 60대 후반 정도더라. 대부분 70~80대 어르신들 50명 정도가 와 계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순간 사기란 걸 직감했고, 강의 역시 믿지 못할 내용들만 있었다"며 해당 내용을 소개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업체 측은 △달러를 뛰어넘어 전세계에서 기축통화로 사용될 코인 △현재는 2800원 정도지만 내년이면 최소 20만~30만원이 될 것 △삼성그룹과 협약 등을 이유로 들며 어르신들에게 콘페X 코인에 투자할 것을 종용했다.

그는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이 질문하면 회사 기밀이라며 화를 내더라. 그러면서 콘페X가 소문 나는 순간 가격이 급등해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니, 주변 지인들만 섭외하되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추천수당과 후원수당 등 다단계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최소 출금액이 커 정말 많은 사람을 초대하지 않는 이상 꺼내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30대인 내가 들어도 정말 어렵다. 우선 이더리움으로 여러 번 지갑을 옮겨 거래해야 하는데, 출금이 안 된다. 9월 이후까지 기다리라고만 하더라. 이런 내용을 80대 어르신들이 할 수 있겠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이어 "피해액은 최소 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많은 단톡방 가운데 한 곳에 입장했는데 500명 정도더라. 최소 투자금액으로 4000만원을 권유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는 가지고 계신 땅 모두와 최대 한도 대출로 2억4000만원을 투자한 상태다. 업체에서 얼마나 세뇌를 시켜놓은 건지 제가 사기니 조금이라도 찾을 수 있으면 되찾자고 말씀드리자 저랑 연락을 끊었다.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 제가 조치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 글 올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지는 죄가 맞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설득하시길" "전형적인 다단계 폰지 사기 수법이네. 돈 들어간 이상 절대로 안 내주려고 할 거다. 저런 것들 한 둘이 아니야 대한민국에... 힘내라" "이더리움으로 보내라는 거 보니까 이미 해외 거래소에서 현금화 끝냈겠네. 되찾기 힘들 듯. 돈이 어디로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는데 누구한테 압류 걸 거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코인일 수도" "코인은 무법지대라 때려 죽어도 돈 못 받는다" "그 나이 먹고도 세상에 공짜 없다는 걸 못 깨달았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