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을 앓던 40대 딸을 살해한 70대 아버지의 범행 동기가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지검 포항지청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월 포항의 자택에서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A(78) 씨의 범행동기 등 사건의 전말이 경찰과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앞서 A 씨는 지난 4월 20일 자택에서 미리 준비한 노끈으로 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딸의 사체를 산에 묻을 계획이었던 그는 부인과 함께 집 근처 야산에 올라가 큰 구덩이를 팠다.
그러나 딸의 사체를 옮기는 것이 수월치 않자 결국 장의사를 불렀다. A 씨 부부는 장의사에게 매장을 부탁했지만 장의사는 경찰에 먼저 신고해야 한다고 절차를 알려준 뒤 돌아갔다.
A 씨는 장의사의 말대로 다음날 112에 전화를 걸어 딸의 사망을 알리면서 "자고 일어나니 딸이 죽었다"며 범행을 숨겼다. 출동한 경찰은 사체에 목이 졸린 흔적을 발견해 A 씨 부부를 추궁했고 자백을 받아냈다.
A 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조현병을 앓던 딸의 증세가 점점 악화됐고 딸이 낳은 손주의 앞날이 걱정돼 살해했다"라며 "나이가 많은 나와 아내가 먼저 죽으면 딸이 손주 인생에 해가 될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의 딸은 2013년 조현병 진단을 받아 약 5년 전부터 자신의 자녀와 함께 친정에 들어와 살았다고 알려졌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현재 사건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