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배민)이 오는 8일 단건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딜리버리 업계에 또 한 번 지각변동이 일어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배달 시장은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세계다. 쿠팡이츠는 단건배달을 내세워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요기요는 인수합병으로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위메프, 티몬까지 배달앱 사업 강화에 발벗고 나섰다. 여기에 외식업 프랜차이즈들까지 자체 배달 주문 앱을 강화하는 중이라 배달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론칭하기로 한 배민은 지난 4월부터 파격적인 프로모션 내세우고 식당들을 상대로 영업을 강화해왔다. 배민1의 정상 가격은 주문 건당 중개이용료가 12%, 배달비가 6000원이다. 그런데 배민 측은 서비스 론칭 이후 한시적으로 주문 액수에 상관없이 주문 건당 1000원의 중개 수수료만 받고 배달비도 5000원만 적용하는 프로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단건배달의 강자 쿠팡이츠를 의식하는 행보다. 쿠팡이츠의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는 15%, 배달비는 6000원. 하지만 쿠팡이츠는 실제로는 주문건당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을 적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의 프로모션 요금으로 맞불을 놓은 배민은 사전계약 업주들을 대상으로 소비자가 해당 식당 주문 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원하고, 자사 광고상품인 울트라콜 광고비도 할인해주는 등 배민1을 이용하는 식당을 대대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배민1에 대한 현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배민이 가입 마케팅에 나선 지 한 달 반 만에 3만~4만 업소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 1위’다운 놀라온 속도다. 쿠팡이츠는 2년에 걸쳐 약 12만 업소를 가입시킨 바 있다.
식당들의 배민 선호도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민은 그간 식당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월 새로 도입한 수수료 정책에 상인들이 반발하자 즉각 정책을 백지화할 정도로 상인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로 식당 경영이 어려워지자 총 네 차례에 걸쳐 600억원대의 광고비를 식당들에 돌려주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1등 기업이다 보니 이런저런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상인들 사이에선 '그래도 배민은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하다”며 “쿠팡이츠가 많이 치고 올라왔어도 주문 건수에서 배민을 능가하지는 않는다. 결국 우리한테 효자는 배민”이라고 말했다.
또한 배민이 배민1을 출시하면서 기존 주력 서비스인 ‘배달’과 새 서비스인 ‘배민1’을 앱 상단에 나란히 배치하도록 한 전략도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식당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저렴하면서 상품 구색이 다양한 ‘배달’과, 빠른 배달 원하는 소비자들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로서도 상황에 따라 배달과 배민1을 선택해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배민은 그간 자체 배달보다는 ‘주문 중개’ 모델 위주로 사업을 벌였다. 배민에서 발생하는 대다수의 주문에 대해선 각 식당 업주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은 배달대행업체(생각대로, 부릉, 바로고 등)에서 배달을 수행했다. 대행업체들은 효율적 배달을 위해 묶음배달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앱 개편으로 배달과 배민1이 함께 상단에 배치되며 상황에 따라 묶음배달과 단건배달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배달앱 업계에선 플랫폼비즈니스 시장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면서 신속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배민이 배민1을 출시하고 개편되는 앱 화면의 상단에 배치한 것도 이 때문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배민1을 도입하면서 앱 메인 화면을 개편하는 등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예상돼 식당들의 기대감도 커졌다”며 “이른바 ‘슈퍼앱’으로 배민이 진화하면서 '음식과 관련한 모든 것'은 배민 앱으로 통하게 된다는 시그널을 주면 단건배달 국면에서도 배민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