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정민 씨 아버지 블로그에서 '나그네'가 금지어로 설정된 이유

2021-06-02 11:29

손정민 씨 부친 손현 씨 블로그 댓글 창 상황
2일 위키트리 확인 결과 사실로 밝혀져

고(故)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에 특정 단어가 '금지어'로 설정됐다.

이에 관해 최근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위키트리가 확인한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손정민 씨 생전 모습. 옆에는 아버지 손현 씨 / 이하 손현 씨 제공-유튜브 '채널A 뉴스'
손정민 씨 생전 모습. 옆에는 아버지 손현 씨 / 이하 손현 씨 제공-유튜브 '채널A 뉴스'
손정민 씨 어린 시절 모습
손정민 씨 어린 시절 모습
지난 1일 커뮤니티 더쿠에는 "한강 사건 부친 블로그에서 '나그네'가 스팸 차단 단어인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손현 씨 블로그에 '나그네'라는 단어가 금지어로 설정됐다는 증언이 있었다.

이 내용을 토대로 2일 위키트리가 확인한 결과 블로그 댓글 창에 '나그네'라는 단어를 넣고 '댓글 쓰기' 버튼을 누르면 실제로 '블로그 주인이 설정한 스팸 차단에 의해 댓글이 등록되지 않습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2일 현재 손현 씨 블로그 댓글 창에 '나그네'라는 단어를 입력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손현 씨 블로그
2일 현재 손현 씨 블로그 댓글 창에 '나그네'라는 단어를 입력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손현 씨 블로그
커뮤니티 더쿠에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은 "어떤 (다른) 네티즌이 이 댓글 계속 적어서 (손현 씨가) 계속 삭제하다가 단어 차단까지 함"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해당 댓글 내용을 공개했다.

댓글에는 '나그네와 거위' 이야기가 언급됐다. 사고 당시 한강공원에서 함께 술을 마신 손정민 씨의 친구 A 씨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일부 네티즌들의 행태를 비판한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분별한 추측과 비난은 삼가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사고 현장에 마련된 손정민 씨 추모 공간 / 연합뉴스
사고 현장에 마련된 손정민 씨 추모 공간 / 연합뉴스

댓글을 작성한 이는 "혹시 나그네와 거위 이야기를 아시나요? 나그네가 하룻밤 묵기를 청한 집에서 진주알이 없어지는 일이 생겼다는 이야기죠. 집안 사람들은 '합리적 의심'의 결과로 나그네를 대들보에 묶었고 갖은 모욕을 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그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대신 다음 날 거위가 배변을 할 때까지 기다리고 그 속을 뒤져보길 집주인에게 권합니다. 물론 그 안에서 진주가 나왔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그네가 무죄임은 자명해지고 이제 집주인이 묻습니다. 왜 거위가 삼켰다는 것을 봤으면서도 말하지 않았는지 말이죠. 나그네는 답합니다. 만약 말했다면 그대들이 거위의 배를 갈랐지 않았겠냐고요"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해당 댓글 내용 전문이다.

손현 씨 블로그에서 삭제된 댓글 내용. 이 때문에 '나그네'라는 단어가 손현 씨 블로그에서 금지어가 됐다 / 이하 손현 씨 블로그
손현 씨 블로그에서 삭제된 댓글 내용. 이 때문에 '나그네'라는 단어가 손현 씨 블로그에서 금지어가 됐다 / 이하 손현 씨 블로그
확인 결과 손현 씨 블로그에서는 '나그네'뿐만 아니라 '실족사'라는 단어도 금지어로 설정돼 있었다.

블로그 댓글 창에 '실족사'라는 단어를 넣고 '댓글 쓰기' 버튼을 누르면 역시 '블로그 주인이 설정한 스팸 차단에 의해 댓글이 등록되지 않습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위키트리는 블로그 금지어와 관련해 2일 손현 씨에게 이메일로 답변을 요청했으나 입장을 듣지 못했다.

2일 현재 '실족사'라는 단어가 들어간 댓글도 남길 수 없다
2일 현재 '실족사'라는 단어가 들어간 댓글도 남길 수 없다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 유튜브  '채널A 뉴스'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 유튜브 '채널A 뉴스'

손현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손정민 씨 사건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손현 씨를 응원하는 네티즌들의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손현 씨 블로그는 손정민 씨 사건에 관한 일종의 온라인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

손현 씨 블로그 금지어가 알려지자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 더쿠에 따끔한 말을 남겼다. 그는 댓글로 "눈막귀막.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라고 지적했다.

커뮤니티 더쿠
커뮤니티 더쿠

이런 가운데 손정민 씨 친구 A 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손 씨와의 불화나 범행 동기 등 손 씨의 사망 원인과 연관된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일 친구 A 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발표하면서 "휴대전화는 사건 당일인 지난 4월 25일 오전 7시 2분께 전원이 꺼진 뒤 다시 켜진 사실은 없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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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