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에 떡하니 '목동'이 들어가 있는데 목동에는 없다는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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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뉴타운 롯데캐슬 →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
집값 띄우려는 의도…“보기에 민망” 부정적 반응도

세상에는 이름과 위치가 안 맞는 것들이 있다. 가령 김포공항은 경기 김포시에 없고 서울 강서구에 있다. 부동산시장에도 이런 엇박자가 난 아파트들이 있다. 입주민들의 '내 아파트 가치 올리기'가 작용한 탓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1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월동 신정뉴타운 어느 아파트의 이름 바꾸기 대환장파티'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게시글에 담겨진 사진은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의 ‘아파트 변경명칭 제안서’라는 의견 서명지다. 아파트 이름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입주민들의 생각을 물었다.

목동 롯데캐슬 에비뉴,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 등 그럴싸한 아파트 명칭 옆에 "목동도 아닌데 웬 목동? 적당히 합시다. 좀”이라는 글귀가 올라오자 이를 타박하는 “전세 사시죠?”라는 구절도 등장했다.

서명지 상단 부분에 누군가 굵은 사인펜으로 ‘그냥 삽시다’라고 남기면서 필담 논란은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 이름 내건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 온라인 커뮤니티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 이름 내건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 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개명 찬성파가 반대파를 누르고 지난 3월 아파트에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행정구역과 단지 명칭에 괴리가 생겼다.

이 아파트 단지의 원래이자 공식 이름은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이다.

930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주소지는 신월2동이다. 같은 양천구이지만 목동에선 한참 떨어져 있다.

목동으로 가려면 신정동(양천구)이나 강서구 화곡동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신월동에서 목동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사실 이치에 맞지 않다.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에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이 있는 목동역이나 오목교역까지 버스로 20~30분 거리다.

인터넷에서 "신도림에서 강남은 가깝고 강남에서 판교도 가까우니 신도림에서 판교도 가깝다는 말과 동일하다"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다.

신정뉴타운 롯데캐슬과 목둥역 주변 목동아파트 단지간 거리 비교 / 카카오맵
신정뉴타운 롯데캐슬과 목둥역 주변 목동아파트 단지간 거리 비교 / 카카오맵

이 아파트는 2014년에 준공·입주가 시작된 단지로, 신축아파트도 아니다. 입주 초기에는 원래의 이름을 쓰다 주민들이 중도 개명을 추진한 것이다. 인기 지역인 목동 생활권 아파트라는 인식을 부각시켜 집값에 영향을 주려는 주민들의 의도가 깔려 있다.

아파트 명칭 변경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전체 소유자 80% 동의를 얻고 각 구청에 신청하면 심의를 거쳐 바꿀 수 있다.

이런 아파트 이름 세탁에 대해 혼선을 주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역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목동 센트럴이라는 이름 때문에 목동 한가운데 있는 아파트로 착각하고 계약하는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노골적인 단지명 변경이 ‘민망하다’는 주민들 견해도 있다.

아파트 명칭 교체는 타인의 권리·이익을 침해할 여지가 있으면 제동이 걸린다. 이런 근거로 관할 양천구청은 주민들의 개명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주민들은 행정소송으로 맞선 상태다. 따라서 아직 법적으로는 이 아파트의 이름이 바뀐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