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씨, 그래서 술자리랑 관련 없는 트랙이 뭐라고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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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10년 만에 정규 8집 'ㅅ' 발매
술자리 인연으로 시작된 트랙 많아

이하 에스케이재원
이하 에스케이재원

"죄송해요. 제가 커피자리 이런 건 잘 안 갖는 사람이라."

성시경은 7집 '처음' 이후 약 10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앨범 'ㅅ(시옷)'과 관련해 20일 진행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웃었다.

성시경은 'ㅅ'에 사람, 사랑, 삶, 시간, 상처, 선물 손길, 시 등 시옥으로 시작하는 일상 속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담아냈다. 타이틀 곡 '아이 러브 유'를 필두로 정규 앨범 발매에 앞서 소개됐던 '앤 위 고', '첫 겨울이니까', '자장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13곡이 이번 앨범이 수록돼 있다.

재미있는 건 이번 앨범의 수록 곡들 가운데 다수가 성시경의 개인적인 인연, 술자리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점이다. 성시경은 "죄송하다. 노래 대부분이 술자리에서 시작된 것 같다. 커피자리보다는 술자리를 자주 갖는 사람"이라며 웃음지었다.

앨범의 13번 트랙 '자장가'도 그런 곡이다. 고(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작사한 강승원이 쓴 이 곡은 청춘을 그리며 그 때의 사랑, 밤들과 작별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승원이 술자리에서 기타를 들고 이 노래를 처음 부르는데 다들 울고 난리가 났다"고 운을 뗀 성시경은 "'잘 가, 내 청춘. 소중하게 간직할게'라는 가사가 있는데 정말 너무 좋다. 30대 중반이 지나면 '내뿜은 담배연기처럼'('서른 즈음에' 가사 차용) 청춘이 갑자기 멀어져간다는 느낌이 확 든다. 그런 소중한 청춘과 이별하는 것, 잡으려고 흉하게 애쓰지 않는 그런 마음을 노래하는데, 정말 다들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당부했다.

이제 스타가 된 작사가 김이나와 작업한 곡 '이음새'도 '술자리 곡' 가운데 하나다. 아이유의 '잔소리', 케이윌 '이러지마 제발' 등 숱한 히트 곡을 낸 김이나의 작사 데뷔작이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성시경은 "(김이나와)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기간이 있었는데 최근에 마음도 말도 잘통해서 다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고 고백하며 "술자리에서 '이음새' 멜로디를 주면서 '이런 노래 있는데 써 봐 줄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흔쾌히 써 주겠다고 해서 탄생한 곡이다. 타이틀 곡 아니어도, 돈도 많이 못 줘도 괜찮다고 하더라. 이 곡은 가사 컨펌 과정도 없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음새'는 원래 10번 트랙이 되려던 곡인데 김이나 작사가의 힘으로 6번 트랙으로까지 신분 상승을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10번 트랙 '왓 어 필링'은 술 마시면서 친해진 메가톤이라는 작곡가와 인연으로 받게 됐다. 1980년대 레트로 스타일의 미디엄 팝 곡으로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나 모든 걸 주고 싶은 행복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앨범의 흐름에 살짝 변화를 주는 곡으로, 앨범 끝자락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9년부터 작업을 시작, 공연에서 부를 것을 염두에 두며 작업했던 곡들이 쌓여 탄생한 앨범이기 때문에 모든 공연이 취소되고, 앨범 발매일마저 덩달아 밀리게 한 현 상황이 원망스럽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성시경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시간에 안 쫓겨가며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노래 가창부터 편곡까지 모두 만족할 때까지 했다. 한 곡, 한 곡이 모두 소중하다"며 긍정적인 자평을 내놓았다.

어느덧 데뷔 20년차 중견 가수가 된 성시경. 발라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에도 술이 빠지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해 줄 말이 어디 있겠느냐 술이나 사주면 되지. 무슨 말을 해 주는 순간 꼰대가 되는 게 아니냐"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나 때는 선배들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후배들도 평소 좋아하던 선배나 좋아하는 노래를 부른 선배가 있었다면 연락해서 '술 사주세요'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조규찬 같은 선배들 노래도 부르고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훌륭한 선배들 정말 많이 계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모든 트랙을 정성껏 잘 불러내고 싶었다는 성시경은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삶과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 성시경은 "후배들에게 연락 받는 선배가 되기 위해서라도 이번 앨범이 잘됐으면 한다"면서 "타이틀 곡을 부를 때 안무를 함께하게 됐는데, 그게 내가 춤을 잘춰서 하게 된 게 전혀 아니다. 앨범 잘되게 하려고 춤까지 췄다는 걸 꼭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 주시고, 되도록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성시경의 정규 8집 'ㅅ' 전곡은 21일 오후 6시에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